[사회] "우리 거북이도 가입되나요?"…반려동물도 기부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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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호 '착한 펫'에 가입한 시각장애인 안내견 ‘여울이’와 허경호씨(45). [사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 인생의 동반자 이름으로 기부했어요.”
대구 1호 ‘착한 펫’의 보호자인 허경호(45)씨는 지난해 9월 정기기부를 시작해 1년 넘은 지금까지 매월 기부를 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이 아니라 자신의 5살 시각장애인 안내견 여울이의 이름으로 하는 기부다.
대구지역 중등 교사인 허씨는 “지역사회에 안내견에 대한 선한 이미지를 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반려견 사료, 병원비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9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반려동물 기부 프로그램인 착한 펫은 반려동물 명의로 나눔에 동참할 수 있는 정기기부 프로그램이다. 개·고양이 등 동물의 종류와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으며 이미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도 가입할 수 있다. 매월 최소 2만 원 이상 정기기부에 참여하면 반려동물 명의의 ‘착한 펫 회원증’이 발급된다.
반려동물 1500만 시대에 ‘인생에 동반자’ 이름으로 기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현재까지 전국적으로는 276호(올해 9월 기준), 대구에서는 21호(19일 기준)까지 나왔다. 전국 1호 착한 펫은 개그맨 김원효·심진화 부부의 반려견 ‘태풍이’다. 이들 부부는 2020년 태풍이 불던 날 구조된 유기견을 입양, 태풍처럼 강하고 튼튼한 개로 살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태풍이라 이름 짓고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강아지·고양이뿐만 아니라 거북이 등 다양한 동물이 가입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거북이도 가입할 수 있냐”는 한 통의 문의 전화가 온 후 보호자가 반려 거북이를 착한 펫 12호로 가입하기도 했다.
착한 펫 가입자를 통해 지역 기부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반려견 안나의 보호자는 평소 다니던 동물병원인 대구 라파동물병원에 “강아지 이름으로 기부할 수 있다고 하더라”며 “우리 강아지는 착한 펫에, 강아지가 자주 다니는 동물병원은 ‘착한 가게’에 가입하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했다고 한다. 착한 가게는 매월 3만 원 이상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기부프로그램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중소기업·프랜차이즈·학원·병원 등 모든 업종의 가게가 참여할 수 있다.

착한펫 17호 안나의 보호자인 이미리 기부자(왼쪽에서 두번째)와 조의현 대구 라파동물병원장(왼쪽에서 세번째)이 각각 착한펫, 착한가게 가입식을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조의현 라파동물병원 원장은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고 라파동물병원은 착한가게 333호, 안나는 착한 펫 17호로 지난달 25일 동시에 가입했다. 조 원장은 “평소 반려동물 진료만 했는데 착한 가게를 알게 됐고, 가입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반려동물 이름으로 기부하다 보니 유지율도 매우 높은 편이다”며 “연말정산 등 세제혜택은 기부금을 내는 반려동물 주인 명의로 받을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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