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흙배트’로 열었다, 빅리그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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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은 올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기량이 만개했다. [사진 키움 히어로즈]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송성문(29)이 메이저리그(MLB) 도전 꿈을 이뤘다. MLB닷컴은 지난 20일(한국시간) “송성문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입단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거쳐 MLB 구단과의 계약에 성공한 10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키움 출신으로는 통산 6번째다. 2015년 강정호를 시작으로 2016년 박병호, 2021년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2024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2025년 김혜성(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키움 소속으로 포스팅을 통해 MLB 무대를 밟았다. 그 뒤를 송성문이 잇는다.
현지 미디어는 송성문의 계약 조건을 3년 1300만~1500만 달러(약 192~222억원)로 추정했다. 지난 8월 키움과 6년 총액 120억원에 계약(MLB 진출 시 파기)했으니 4개월 만에 몸값이 연평균 20억원에서 64~74억원대로 3배 이상 껑충 뛴 셈이다.
샌디에이고는 키움 선배 김하성의 빅리그 첫 소속팀이다. 또 팀 후배였던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김혜성의 다저스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이다. 내년 시즌 샌디에이고는 샌프란시스코, 다저스와 13경기씩 맞붙는다. 한솥밥을 먹으며 쌓은 인연이 국경을 넘어 미국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송성문은 올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기량이 만개했다. [연합뉴스]
송성문은 대기만성형 선수다. 2015년 키움 입단 후 첫 9년은 평범했다. 하지만 지난해 142경기에서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21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엔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25도루로 맹활약했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고, 일본과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그를 ‘늦게 핀(late-blooming)’ 선수라고 소개했다.
올 시즌 초까지만 해도 송성문은 MLB를 꿈꾸지 않았다. 먼저 빅리그를 경험한 옛 동료들이 “밑져야 본전이니 도전하라”며 응원해 어렵게 용기를 냈다. 그러면서도 늘 “좋은 평가를 기대하지 않는다. 나는 나이도 많고, 겨우 2년 잘한 선수”라며 몸을 낮추곤 했다. 그런 그가 높게만 보이던 MLB 포스팅의 문턱을 넘은 건 다른 ‘성장형’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송성문이 MLB에서 당장 주전으로 뛸 가능성은 크지 않다. 샌디에이고 3루에는 간판스타 매니 마차도가 버티고 있다.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도 부동의 주전이다. 현지에선 그를 “(주전) 김하성과 (백업) 김혜성 사이”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첫 시즌 김하성과 김혜성이 그랬듯, 송성문도 내년 2월 스프링캠프와 3월 시범경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게 첫 번째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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