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025 국내 미술품 경매가 1위는 샤갈…덜 팔고 덜 샀지만 낙찰총액은 3년 만에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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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옥션 경매에서 94억원에 낙찰된 마르크 샤갈의 '꽃다발'(1937). 사진 서울옥션

올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한 것은 마르크 샤갈의 ‘꽃다발’(94억원)이었다. 2위는 11월 서울옥션 이브닝 세일에서 함께 경매된 샤갈의 ‘파리풍경’(59억원)이다.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원화랑 정기용 대표가 70년간 간직해 온 이중섭의 ‘소와 아동’(35억2000만원), 김환기의 ‘정원’(26억원), 구사마 야요이의 ‘무한 그물’(19억원)이 뒤를 이었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아트프라이스는 29일 ‘2025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결산’ 자료를 통해 "국내 미술품 경매 낙찰총액은 1405억원으로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출품작 수는 전년보다 4600점 줄었고, 낙찰작도 1000점 줄었다. 소장가들이 경매 시장에 작품을 덜 내놓고, 덜 산 가운데, 샤갈 등 고가 작품의 거래로 낙찰총액을 늘릴 수 있었다. 서울옥션ㆍK옥션ㆍ마이아트옥션ㆍ아이옥션ㆍ라이즈아트ㆍ에이옥션ㆍ칸옥션ㆍ컨티뉴옥션 등 국내 경매사 8곳의 온ㆍ오프라인 경매 실적을 집계ㆍ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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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2억 3640만 달러에 팔린 구스타브 클림트의 '엘리자베스 레더러의 초상'. 사진 Sotheby's

주요 경매사의 판매액 증가와 고가 미술품 낙찰은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지난달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는 클림트의 ‘엘리자베트 레더러의 초상’이 2억 3640만 달러(약 3390억원)에 팔리면서 현대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소더비는 "올해 총 판매액은 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고, 크리스티는 "총 판매액 62억 달러로 전년보다 6%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계와 보석 등 명품 판매에 집중한 결과다. 글로벌 미술 전문지 ‘아트 뉴스페이퍼’는 “중견 화랑인 블럼ㆍ카스민 등이 잇따라 폐점하는 가운데, 경매에서의 회복세가 업계 전반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라고 분석했다.

2025 미술시장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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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내놓은 ‘2025년 한국 미술시장 결산 및 2026년 전망’ 보고서에서도 하락세가 읽힌다. 국내 갤러리와 아트페어 등 미술시장 관계자 154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8.4%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고, 41.9%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매출이 늘었다는 응답자는 9.7%였다. 올해 한국 미술시장의 주요 특징 및 변화(중복 응답)를 묻자 ‘중저가 및 소형 미술품 중심 거래 확대’(46.5%), ‘고가 미술품 거래 위축’(34.8%), ‘미술품 컬렉터 구조 변화’(27.7%)를 꼽았다. 국내 미술시장 거래 규모는 2022년 806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하락세에 들어 지난해에는 6151억원까지 하락했다. 한국예술경영학회장인 김상훈 서울대 교수는 "미술시장의 선행 지표라 할 경매 시장에서 반등의 신호가 보이지만, 이것이 풀뿌리 컬렉터를 비롯한 미술시장 전반으로 퍼질지는 내년 상반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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