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젤렌스키 “최장 50년 안전보장 원한다…미국은 15년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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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트럼프 대통령 사저 마러라고에서 양자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며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이 제안한 15년 대신 최장 50년의 안전보장을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8일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양자 회담을 가진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이미 분쟁이 15년째 지속되고 있다. (안전) 보장이 더 길어지길 진심으로 원했다"며 “'30년, 40년, 50년 가능성도 진지하게 고려하고 싶다'고 했다”고 알린 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제안에 “고려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몇 주 안에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자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 어느 때보다 (합의에) 상당히 근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평화 프레임워크에 부정적이라는 점 등을 들어 여전히 상당한 난관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종전 협상이 얼마나 가까이 왔느냐는 질문에 “95%라고 말할 수 있겠다”며 “한두 가지 매우 까다로운 문제가 있지만 우리는 매우 잘 해내고 있다”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개 항목의 평화 구상을 포함한 평화 프레임워크의 모든 측면을 논의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이 지속 가능한 평화 달성의 핵심이라는 데 서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은 100% 합의됐다. 군사적 차원에서 100% 합의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영토 문제와 관련해선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상당히 가까워지고 있다”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전쟁 기간 대부분을 점령하며 영토 할양을 요구하는 돈바스 지역에 대해 포기할 수 없다면 현재 전선에서 전투를 멈추기를 원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돈바스 내 도네츠크 등 일부 지역에 비무장 자유경제구역 조성을 제안한 바 있다. 러시아가 무력으로 점하려는 영토에 대해 경제적 특수 지위를 부여해 절충점을 찾자는 의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 문제와 관련해 “우리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 우리 법과 국민을 존중해야 하며, 우리가 통제하는 영토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투표 실시 계획과 관련된 취재진 물음에 “이 평화 구상의 어떤 사항에 대해서도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며 “왜냐면 그 땅은 어느 한 사람의 땅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영토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러, 우크라 성공 원해”…젤렌스키 미소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쟁점인 자포리자 원전에 대해선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그것을 가동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함께 일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그는 매우 협조적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 도중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재건에 도움을 줄 것이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성공하는 모습에 매우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소를 지으며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잡혔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실무 협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소셜미디어 엑스(X) 글을 통해 “논의된 모든 사항을 마무리짓기 위해 늦어도 다음 주에 실무진이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년 1월 중 워싱턴 DC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 앞서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조금 전 푸틴 대통령과 매우 생산적이고 좋은 전화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1시간 15분 정도 이뤄진 두 정상의 통화에서는 영토 문제와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방안 등 우크라이나 종전안 핵심 이슈가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뒤 다시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협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ㆍ노르웨이ㆍ핀란드ㆍ폴란드 등 유럽 주요국 정상과도 통화해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회담 결과를 두고 NYT는 “지난 8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정상회담처럼 화려한 분위기도 없었고, 평화 협정의 진전도 거의 보이지 않은 채 마무리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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