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15 대책 집값 못잡고 자산격차 심화”…“내년 전월세 더 오른다”

본문

bteeb655fa9905976a7efafa129deb2c90.jpg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올해 부동산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서울 ‘한강벨트’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3중 규제’(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로 묶은 10·15 대책이 발표된 후 거래가 줄긴 했지만, 강남 3구 등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8.48%(한국부동산원 집계)에 이른다. 문재인 정부 때 세운 역대 최고 기록(2018년 8.03%)을 갈아 치웠다.

전문가들은 ▶내년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시중 유동 자금이 풍부하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하면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본지가 31일 국내 부동산 연구기관·학계·시장·금융권 전문가 8명에게 내년 부동산 시장 흐름을 설문한 결과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대출·세제 등의 강한 규제를 펼치면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공급·매물 절벽까지 겹치며 아파트값이 우상향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서울만 뜨거웠다면 26년에는 수도권 전역으로 온기가 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에도 집값 오른다…'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변수

다만 4명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내년 상반기 집값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10·15 대책에 따라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에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적용 대상자가 대폭 늘어날 수 있어서다. 양도세 기본세율은 양도 소득에 따라 6∼45%이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의 가산세율이 붙는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내년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면 증여·매도를 미뤄왔던 매물이 나오면서 집값 상승 압력이 제한될 수 있다”며 “현재 4%대인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부담이 커 상반기에는 전반적으로 보합 국면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상반기는 금리 부담·세제 변화 등으로 보합 흐름이 예상되고,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규제 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상반기보다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btd1b31320401333c6613ace3600030d42.jpg

김영옥 기자

내년 아파트 매매가격 관련해 상반기 보합세·하반기 상승세를 예상한 전문가가 4명, 서울·수도권 상·하반기 모두 강세를 예상한 전문가가 각 4명이었다. 전자는 양도세 중과 종료 가능성을, 후자는 입주 물량 감소 영향을 더 비중 있게 봤다.

"매매보다 덜 오른 전셋값 내년엔 더 뛴다" 

집값 전망은 의견이 나뉘었지만 임대차 시장에 대해선 8명 모두 내년 전월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3중 규제로 매수보다 전세로 눌러앉게 되고, 토허제로 전세 매물도 잠겨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대출도 강화돼 반전세로 돌리는 등 전세의 월세화가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도 “올해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많이 올랐다. 내년에는 매매보다 덜 오른 전세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10·15 대책에 대해선 부정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투기 수요를 차단해 ‘한강벨트’ 급등세가 진정됐다”는 평가도 일부 나왔지만 고강도 대책에 따른 후폭풍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고준석 연세대 교수는 “똘똘한 한 채 현상, 매물 잠김이 더 심해져 강남 3구 집값은 신고가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며 “집값 통제는 못하고 지역별, 유주택·무주택자 간 자산 격차만 더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도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 매수 여력이 크게 줄어 집값 안정보다는 양극화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윤지해 랩장은 “자금력 있는 수요층이 서울·수도권 핵심지로 더 집중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bt55f6e33afd411248901ce2bf338e122e.jpg

김영옥 기자

bt95650a4fea8f5987dbb7deb46b975931.jpg

김주원 기자

"내년 상반기 중 외곽지역부터 규제 풀어야" 

전문가들은 상반기가 지나면서 집값 상승률이 크지 않은 외곽지역부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준석 교수는 “노원·도봉·강북구 등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해야 정비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교수는 “규제 지역은 기존 강남 3구와 용산 외에 마포·성동구, 경기 분당·과천 정도에 그쳐야 한다”며 “토허 구역도 정비사업지 위주로 지정을 유지하고, 나머지 지역은 해제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9,728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