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철쭉꽃 오종종 피어나는데 하르르 지는 진달래꽃...시집에 담은 그리움[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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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다
이경철 지음
서정시학

예술 잘하고 싶은 욕망은 방법에 대한 궁리를 낳는다. 시인의 방법론이 시론(詩論). 2010년 잡지 '시와 시학'으로 등단한 시인은 여전히 시론을 벼린다. 새 시집의 마지막 6부에 묶은 산문들에서 시종 시론을 건드린다.

요약하면, 명목(시니피앙)과 실체(시니피에) 사이에서 미끄러지는 불구의 언어, 그런 언어로 표현해 낸 옛사랑과 맑은 꿈에 대한 그리움이 시 아니겠느냐는 것. 알기 쉬운 시집이지만 시론을 참조하는 것도 한 감상법이다.

 '꽃 천지, 공명(共鳴)' 같은 시가 이를테면 그리움 계열이다.

 "무릎 아래 철쭉꽃 오종종 피어나는데 하르르 지는 진달래꽃// 젖 못 뗀 어린 것 두고 숨넘어간 앳된 엄마// 뼈 마디마디 시리게 온산 가득 진달래꽃 피워놓고// 구구, 구구구 이산 저산 울리는 산비둘기 울음."

 젊은 어미는 세상을 떠난 듯하다. 문면(文面)으로는 그렇다. 이런 슬픔은 요즘 세상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시인은 슬픔의 원형, 슬픔을 슬퍼하는가.

 역시 표제시가 좋다. '환하다' 전문이다.
 "가을 햇살 알갱이 반짝이는 피라미 떼// 물속을 꼬누는 해오라기 눈 시린 부리// 언뜻 바람에 흩어지는 갈대꽃 새하얀 홀씨들// 숨 멎고 흐름도 멈춘 여울목 한순간,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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