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병기 ‘금품수수 의혹 탄원서’ 받고 사건 배당도 안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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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강선우 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경찰이 지난해 11월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한 상세한 내용이 적힌 탄원서와 진술서를 받고도 약 두 달가까이 정식 수사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수사에 앞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었다”고 밝혔지만, 정치권 등 일각에선 경찰이 사건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작경찰서가 김 의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탄원서와 진술서를 처음 입수한 것은 지난해 11월 9일이다. 당시 동작서는 김 의원 차남의 숭실대 입학 및 취업청탁 의혹 관련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김 의원의 전 보좌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때 동작서에 출석한 전 보좌관은 ‘김 의원 측 요구로 수천만원을 정치자금으로 건넸다가 돌려받았다’는 동작구 전 구의원들의 주장이 담긴 탄원서와 관련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당시 동작서는 해당 탄원서와 진술서를 접수했지만, 최근까지도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건을 수사팀에 배당조차 하지 않았다. 경찰은 해당 탄원서의 존재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후, 2일 온라인 고발장이 접수된 뒤에서야 사건을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로 배당했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탄원서에 따르면, 동작구 전 구의원 A씨와 B씨는 2020년 초 김 의원 측에 각각 1000만원과 2000만원을 건넸다가 3~5개월 뒤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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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시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특혜·갑질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힌 뒤 입장문을 주머니에 넣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뉴스1

A씨는 탄원서에서 “2020년 3월쯤 동작구의 한 식당에서 김 의원의 아내가 ‘선거 전에 돈이 필요하다’고 해 1000만원을 건넸다가 ‘더 필요하다’며 거절당했다”며 “며칠 뒤 김 의원의 최측근인 구의원에게 연락을 받고 동작구청 주차장에서 1000만원을 전달했고, 그해 6월 김 의원 집무실에서 돈을 돌려받았다”고 썼다.

구의원 B씨 역시 탄원서에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자금 지원을 요구받아 김 의원의 집에 방문해 현금 2000만원을 (김 의원) 부인에게 직접 전달했다”며 “그해 6월 김 의원 지역사무실에서 (김 의원)부인이 ‘딸 주라’며 새우깡 한 봉지를 담은 쇼핑백을 건네줘 받았더니, 쇼핑백 안에 5만원권 1500만원(어치), 1만원권 500만원(어치) 등 2000만원이 담겨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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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동작구의회 의원들이 지난 2023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제출한 탄원서. 연합뉴스

경찰은 탄원서와 진술서를 받아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중이었으며, 의혹을 은폐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 경찰청 관계자는 “(전 보좌관이 제출한) 진술서와 탄원서에 관인도 찍은 상태로 시스템에 등록된다. 사건을 뭉갠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중이었고, 김 의원 차남의 대학 편입 관련 의혹을 먼저 수사하고 있었기에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좌진 측에서 구두로도 수사를 해달라는 취지의 요구를했다고 주장하는데, 그런 사실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동작서의 사건 처리 과정이나 대응이 적절했는지는 살펴보고 있고, 금품 수수 관련 탄원서 내용을 동작서에서 서울경찰청에 보고한 시점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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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전경. 뉴스1

한편 경찰은 김 의원 관련 의혹 10건을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이첩해 수사하고 있다. 그 가운데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무상사용 의혹과 쿠팡 임원 인사 개입 및 음식 대접 관련 의혹은 지난달 31일 참고인 조사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후 관련자 수사를 이어나가고, 필요시 강제 수사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 의원이 연루된 강선우 의원의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도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오는 5일 이상욱 정의당 강서구위원장을 소환해 고발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또 서울청은 오는 6일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대상으로도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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