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또 아동 두 명 떠났다…5년간 70명, 반복되는 '자녀 살해 후 자살&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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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70명. 2020~2024년 5년간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서 같이 데려간 아이들의 수다. 가장 가까운 사이인 부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자녀를 살해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를 명백한 아동학대이자 살해로 규정하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경북 경산시에선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40대 가장 A씨, 그의 10대 아들 등이 포함됐다. 경찰이 발표한 사인 등을 종합하면 A씨가 아들, 부인 등 다른 가족을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는 지인에게 신변을 비관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1일엔 경기 용인시에서 40대 남성 B씨와 9세 아들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B씨는 경기 용인시 한 아파트에서, 아들은 B씨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들 B군은 특수학교에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으로 숨지는 아동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 2020년 12명, 2021년 14명, 2022년 14명, 2023년 23명, 2024년 7명 등이다. 이들은 아동학대 사망으로 분류되는데, 연간 아동학대 사망 아동의 약 23~52%를 차지한다. 부모의 잘못된 선택으로 떠나지 않아도 될 생명이 한 해에 수십명씩 사라지는 것이다.
김경진 기자
이런 범죄엔 경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아라 광주대 아동학과 교수의 '자녀 살해 후 자살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의 원인으로 경제적 문제가 38.6%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정신과적 문제(17.5%), 가족 갈등(12.3%), 자녀 양육 문제(8.8%) 순이었다.
지난해 6월, 40대 남성 C씨가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부인과 고등학생 두 아들을 숨지게 하고 혼자 살아남았다. 이 남성은 2억원의 빚을 지게 되자 이 같은 범행을 계획했다. "왜 온 가족이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느냐"는 재판부의 질타에 C씨는 "4명이 헤어지는 것보다 같이 죽는 게 낫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용인 사건에서도 B씨가 금전적 압박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시 관계자는 "B씨가 직접 와서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고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했다가, 그 후 취업이 됐다고 해 취소됐다"며 "(B씨가) 잘 지내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전남 진도군 진도항 인근에서 일가족 3명이 탑승한 차량이 해상으로 인양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 목포해양경찰서
하지만 금전 문제로만 돌릴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부모의 잘못된 인식, 느슨해진 사회적 연대감이 자녀 살해 후 자살을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최아라 교수는 "부모 입장에서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기에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함께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적 체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인이나 이웃 같은 사적 관계에서 가족의 위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사회적 연대감'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동 인권단체는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에 '동반 자살' 등의 표현을 쓰는 걸 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정 가족의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로 보고, 가해자인 부모에 대한 온정주의적 시각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강미정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정책팀장은 "자녀 살해 후 자살을 아직도 가족의 비극, 자살 사건으로만 바라보는 게 문제"라며 "자녀 살해 후 자살은 아동학대 범죄라고 명확히 규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복되는 자녀 살해 후 자살을 막으려면 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된 대책을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xxxx-xxxx,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xxxx-xxxx,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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