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日 다카이치…마두로 체포에 ‘언급’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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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와 관련해 입장 발표를 내놓지 않고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한 지 하루 만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자칫 섣부른 대응을 내놨다간 미·일 동맹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도통신은 4일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지지할지 어려운 대응에 쫓기고 있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체포와 압송 작전이 국제법 위반 가능성이 있어 지지하기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 구축에 공을 들여온 만큼 비난하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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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미 해군기지를 함께 방문했다. AP=연합뉴스

지난 2일 전화통화 직후 다카이치 총리는 직접 취재진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설명하며 굳건한 미·일 동맹, 한·미·일 연계 강조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국이 올해 건국 250주년이라는 데 축하의 뜻을 전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펴는 것에 거듭 경의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올봄 미국 방문을 위해 구체적으로 일정 조정을 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중·일 갈등 속 올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을 먼저 찾겠다는 취지다.

이르면 3월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한다. 방위비 증액을 직접 설명하고 대미 투자를 구체화해 ‘신뢰 관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지만 베네수엘라 공격에 대한 대응에 따라 양국 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 검토 등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다카이치 총리는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대한 G7(주요 7개국) 각국의 대응을 지켜본 뒤 판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일본 정부가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다. 국제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이번 미국의 공격을 지지하거나 용인하게 될 경우, 러시아와 중국에 ‘국제법을 무시해도 상관없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외무성 간부는 교도통신에 “지금까지 일보는 법의 지배에 기반한 주권 및 영토의 일체성을 주장해왔다”며 “국제법과 일·미 관계 양쪽의 관점에서 일본의 입장을 어떻게 표명할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베네수엘라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은 것은 지난해 1월의 일이다. 마두로 대통령이 취임식을 갖자 일본을 포함한 G7 외무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대통령 취임은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며 “마두로가 지속적이고 억압적으로 권력을 장악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의 긴장이 높아진 지난해 12월엔 베네수엘라 전역에 대한 위험 정보를 도항 중지 권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베네수엘라에 체류하는 일본인은 약 160명으로 외무성은 현지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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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전화 회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올해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둘러싼 입장 표명을 시작으로 중·일 갈등 등 외교 과제에 직면할 전망이다. 올 1월엔 이재명 대통령과 고향이자 지역구인 나라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관계 개선 흐름을 이어갈 예정이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도 추진한다. 6월엔 프랑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다. 지난해 11월 대만유사시 군사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과 갈등 관계에 놓이면서 일본은 의장국으로서 한·중·일 정상회담 조율을 이뤄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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