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전자 20조원 영업이익 기대…반도체 호황 속 LG는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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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자업계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들어서며 기업 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범용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등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로 역대급 실적이 기대되는 반면, LG전자는 관세 부담과 글로벌 가전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압박이 커졌다.
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주 8일 이후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앞세워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88조6000억원, 영업이익 16조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일부 증권사는 메모리 가격 급등과 환율 효과를 반영해 영업이익이 20조원을 웃돌아, 역대 최고 실적인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김경진 기자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9.3달러로 전달 대비 15% 상승률을 기록했다. HBM과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업체들이 구형 D램 생산을 줄인 것이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은 HBM 사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HBM은 D램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만큼, D램 가격이 오를수록 판매 가격 협상력이 커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 출시와 함께 HBM4(6세대)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글로벌 HBM 점유율이 올해 30%를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SK하이닉스 역시 HBM3E 공급 확대에 힘입어 올해 HBM 시장 점유율 50% 안팎을 유지하며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LG전자는 뚜렷한 반등 계기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4분기 적자가 예고된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23조5000억원, 영업손실 100억원 안팎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늘었지만, 북미·유럽 시장의 관세 부담과 글로벌 가전 시장의 가격 경쟁 심화, 전사적 인력 효율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적자는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희망퇴직 일회성 비용 약 3000억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LG전자 실적이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본다. 물류비 하락과 인도·중남미 등 신흥국에서의 점유율 확대, 웹OS(운영체제) 기반 서비스와 구독형 가전, 냉각·공조(HVAC)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 확대가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반도체 수퍼사이클이라는 명확한 업황 상승 동력이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달리, LG전자는 비용 구조 개선과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해야 본격적인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중호 LS증권 경영전략본부장은 “반도체는 AI를 중심으로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반면, 가전은 글로벌 수요 부진의 연장선에 있다”며 “막대한 AI 투자로 업황에 따른 ‘K자형’ 양극화가 나타나는 만큼 당분간 삼성·SK와 LG 간 실적 격차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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