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꽃길’만 길이냐, 빅클럽 길 연 ‘축구 잡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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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지휘봉을 잡은 이정효(51) 감독을 ‘비주류’라고 하지만 전북의 사령탑이 된 ‘축구 잡초’ 정정용(56·사진)에 비할 바는 아니다. 200경기 넘게 K리그에서 뛴 이 감독과 달리 정 감독은 K리그 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정 감독은 6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버티고 버티다 보니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중학교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축구협회 유소년 전임 지도자, 대구FC 코치, 고교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2019년 20세 이하(U-2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꽃길이 펼쳐진 건 아니다. 2020년 K리그2 이랜드의 감독을 맡았으나 K리그1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잡초는 시들지 않았다. 2023년 K리그2에 있던 군인 팀 김천 상무를 맡아 우승을 차지해 K리그1에 입성했다. 2024년과 2025년엔 잇달아 3위를 차지하며 ‘청소년팀에 어울리는 지도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마침내 명문 클럽 전북의 수장에 올랐다.
전북은 지난해 정규리그와 코리아컵을 석권했다. 1994년 창단 이후 정규리그 10번째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이제 정 감독은 ‘잡초가 빅 클럽에서도 통할까’라는 의구심과 싸워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감독을 역임했던 거스 포옛(59)의 후임이라는 것도 부담스러운 점이다.
정 감독은 “지난 시즌 이도현 전북 단장을 만나 이렇게 잘하면 후임 감독을 누가 하겠냐고 말했는데, 내가 이 자리에 있다”면서 “난 주어진 재료로 요리를 만드는 데는 자신 있다. 이랜드 감독 때는 선수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빅클럽으로 자금력이 있는 전북은 구단 시스템을 통해 나의 약점을 채워줄 수 있다”고 했다.
정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학구파였으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U-20 월드컵에서도 준우승을 했는데 우승과 준우승은 하늘과 땅 차이다. 전북의 축구 박물관에 우승컵 하나를 더 갖다 놓고 싶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천 상무에서 호흡을 맞췄던 성한수 공격코치, 이문선 수비코치, 심정현 피지컬 코치, 서동명 GK 코치진과 함께 전북에 입성한 정 감독은 “포옛 감독은 심플하고 역동적인 축구를 했다”며 “난 삼선에서부터 지능적으로 빌드업하고, 빠르고 간결하게 상대 진영 깊숙하게 침투하는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북은 11일 지중해를 끼고 있는 스페인 남부 도시 마르베야로 전지훈련을 떠나 내달 13일까지 새로운 시즌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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