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2000만원 비자 보증금’ 적용국 38개로 확대…베네수엘라·쿠바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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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미 국무부 건물의 외경.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입국을 신청할 때 최대 1만5000달러(약 2000만원)의 ‘비자 보증금’을 내야 하는 국가 수가 38개로 늘어났다. 종전 13개국에서 불과 며칠 만에 약 3배로 확대됐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최근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베네수엘라와 쿠바, 아시아 일부 국가들도 새로 포함됐다.

미 국무부 영사국은 6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비자 보증금 납부 대상 국가 38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 제도는 대상 국가 국민이 미국의 단기 비자(B-1·B-2 등)를 신청할 경우 5000달러(약 720만원), 1만달러(약 1450만원), 1만5000달러(약 2000만원) 가운데 일정 금액을 보증금으로 예치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에 추가된 국가는 25개국으로, 베네수엘라와 쿠바를 비롯해 나이지리아·알제리·우간다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네팔·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들이 포함됐다. 이들 국가에 대한 보증금 제도는 오는 21일부터 시행된다.

보증금을 냈다고 해서 비자 발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비자가 거부되거나, 발급 후 체류 기간과 조건을 준수해 출국할 경우 보증금은 환급된다. 다만 비자를 받더라도 대상국 국민은 보스턴 로건, 뉴욕 존 F. 케네디(JFK), 워싱턴 덜레스 등 지정된 3개 국제공항을 통해서만 미국에 입국·출국할 수 있다.

AP통신은 “해당 국가 다수의 국민에게 이 제도는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 부담”이라며 “미국 비자 취득의 문턱을 크게 높이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현지에서는 저소득 국가 국민의 합법적 방문을 사실상 차단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미 정부는 이 제도가 불법 체류를 억제하기 위한 장치라는 입장이다. 국무부는 “비자 체류 기간을 초과해 머무는 사례가 많은 국가를 중심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새 대상국의 체류 기간 초과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입국 통제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비자가 필요한 모든 국가 국민에게 대면 인터뷰를 의무화했고, 수년치 소셜미디어 기록 제출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 대상 관광객에게까지 5년치 소셜미디어 기록과 상세 신상 정보 제출을 의무화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불법 이민 단속이 합법적 비자 발급 제한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이민 정책 기조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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