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대법원, 9일 상호관세 판결 가능성…트럼프 관세 196조원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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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대법원이 중대 사건 판결을 9일(현지시간) 선고할 수 있다고 예고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밀어붙인 상호관세의 위법 여부가 이날 결론 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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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곁에 두고 관세 부과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대법관들이 출석하는 9일, 심리 중인 사건들의 결정을 발표할 수 있다”고 홈페이지에 밝혔다. 어떤 사건인지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상호관세 건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로이터통신의 관측이다.

해당 사건의 쟁점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한 조치가 법률 허용 범위를 넘어섰는지 여부다. 트럼프는 미국의 무역적자와 마약 유입 등을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관세를 부과하며 해당 법안을 근거로 제시했다. 소송 대상에는 지난해 4월 발표된 상호관세와 중국·캐나다·멕시코를 상대로 마약류 밀수 차단을 압박하며 부과한 고율 관세가 함께 포함됐다.

하급심 판단은 일단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하게 흘러왔다. 미 국제무역법원(CIT)은 지난해 5월 IEEPA를 근거로 한 광범위 관세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다며 대부분을 무효로 판단했고 행정부는 즉각 항소했다.

이후 연방순회항소법원도 같은 해 8월 7대4 다수 의견으로 “IEEPA는 대통령에게 이런 포괄적 관세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뒤 대법원 상고 절차를 이유로 관세 효력은 당분간 유지하도록 했다. 1심과 2심이 사실상 행정부의 과실로 판단한 셈이다. 대법원은 이 분쟁을 9월 받아들여 신속 심리로 끌어올렸고 11월 구두변론을 열었다.

로이터통신은 “당시 대법관들이 보수·진보 성향을 가리지 않고 IEEPA를 관세 근거로 삼은 논리에 회의적인 질문을 던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현재 대법원은 보수와 진보 대법관이 각각 6대 3으로 구성돼 보수적인 트럼프 행정부에 우호적인 결정을 내리곤 했지만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패소 가능성에 대해 노골적인 불안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우리를 불공정하게 대우하는 다른 나라에 관세를 물릴 능력을 잃으면 미국에 끔찍한 타격"이라고 주장했다. 5일에도 "관세 덕분에 우리나라가 재정적으로, 국가안보의 견지에서 훨씬 더 강력하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존경받는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이 IEEPA 관세를 위법으로 결론 내리면 미국 안팎의 파장은 환급 문제와 통상정책 재설계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통신은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집계를 인용해 지난해 12월 14일 기준 IEEPA 근거로 부과된 관세 가운데 1335억 달러(약 196조원) 이상이 환급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전했다.

나라별로 보면 같은 해 2월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가 처음 부과된 뒤 3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가 적용됐다.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4월 이후 10~50% 관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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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새로운 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관세로 6000억 달러(약 870조원)를 징수했거나 징수할 예정이라고 주장했지만 로이터통신은 사실과 멀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9월30일 종료된 2025 회계연도 기준, 순 관세 수입은 1950억 달러(283조원)였고 이후에도 월별 관세 수입은 300억 달러(43조5000억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관세가 높아져 수입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법원이 위법 결정을 내리더라도 환급을 즉시 명령할지, 아니면 하급심·행정부 절차로 넘길지는 불확실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매체는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번 판결이 대통령 권한에 대한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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