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에 붙은 마차도 vs “美 작전은 불법” 로드리게스…‘포스트 마두로’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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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9일 베네수엘라 대통령 취임식 전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야당이 주최한 시위에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가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며 손짓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정국이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된 후 부통령이던 델시 로드리게스가 지난 5일(현지시간) 임시 대통령에 취임했지만, 야권 지도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선거’를 거론하며 압박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차도가 아닌, 마두로 측 인사인 로드리게스와 협력에 나서 혼란은 더욱 가중되는 양상이다.
6일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의 차기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물론 그렇다"고 대답한 마차도는 집권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치러지면 우리는 90% 이상 득표율로 압승할 것”이라며 “정권 이양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가능한 한 빨리 베네수엘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민주화를 이끌어온 마차도는 마두로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박해를 피해 약 16개월 동안 국내외를 오가는 도피생활을 해왔다. 마차도는 마두로의 사회당에 맞서 야당 ‘벤테 베네수엘라’를 이끌어왔다.
그는 로드리게스를 향해 “고문, 박해, 부패, 마약 밀매의 주요 주범 중 하나”라며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완전히 거부당하고 배척받고 있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노벨평화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고 싶다”며 찬사를 보냈다. 마두로를 축출한 미국의 ‘확고한 결의’ 작전에 대해서도 “인류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을 위한 거대한 진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델시 로드리게스(왼쪽 첫번째)가 지난 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다. 지난 3일 작전 직후 트럼프는 마차도를 두고 “국내 지지기반이 없고 존경도 받지 못해 지도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로드리게스와 우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임시 대통령 자리에 앉은 로드리게스의 입장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체포 작전 직후 즉각 항전 의사를 밝힌 로드리게스는 트럼프가 “옳은 일을 하지 않으면 마두로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 경고하자 “전쟁이 아닌 평화와 대화를 촉구한다”며 온건한 입장을 냈지만, 완전한 '태세 전환'을 할 시 내부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주요 외신이 미국과의 협력 관계는 요원해 보인다고 전망한 이유다.
실제 그는 취임식에서 미군의 작전을 “불법적인 군사적 침략”으로 규정하고 “미국에 인질로 잡힌 두 영웅, 마두로 대통령과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피랍에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취임식 당일 관보에 게시한 비상선포문에는 미군의 군사 개입에 대해 지지 의사를 보이는 이들을 즉각 수색·체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로드리게스 산하 내각 주요 인사들도 미국에 여전히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타레크 윌리엄 사브 베네수엘라 법무부 장관은 “전쟁 선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군사 작전은 불법 테러리즘 공격에 해당한다”며 “미국의 공격은 전쟁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네수엘라 정국의 혼란이 커지자, 야권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직 장관이자 야권 지지자인 리카르도 아우스만은 가디언에 “‘포스트 마두로’ 베네수엘라가 로드리게스 체제로 간다면 법적·정치적 진공 상태에 빠져들 것”이라며 “미국의 구상은 기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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