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돼지 살찌워 도살하듯" 충격 범죄…'캄보디아 검은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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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즈 캄보디아 프린스그룹 회장. 홍콩 성도일보 캡처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사기를 저질러 온 프린스그룹(태자집단·太子集團)의 우두머리 천즈(陳志·39)가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됐다.
7일 밤 캄보디아 내정부는 중국 주무부처의 요청에 따라 지난 6일 천즈 프린스그룹 창업자 등 3명의 중국 국민을 체포했으며 법률에 따라 중국 측에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캄보디아의 중국어 신문 간중신문(柬中新聞)이 천즈 송환 속보를 타전하자 중화권 매체는 일제히 천즈 집단이 그동안 저지른 보이스피싱·투자사기·인신매매 등의 범죄를 폭로했다.
천즈의 범죄 행각은 앞서 지난해 10월 미국 사법부가 그를 강제 노동 수용소 운영 및 암호 화폐 사기 혐의로 기소한 기소장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미국 검찰은 기소장에서 중국에서 로맨스 스캠 범죄를 일컫는 ‘돼지도살 사기(pig butchering scams)’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한자로 살저반(殺豬盤)으로 표기하는 로맨스 스캠은 사기꾼이 표적이 된 피해자를 돼지(豬), 돈을 가로채는 행위를 도살(殺), 전체 사기 계획을 접시(盤)에 비유한 데에서 유래했다. 범죄조직은 피해자를 정성껏 사육해 살을 찌운 돼지에 비유했다. 돼지도살 사기는 SNS를 통해 접근한 뒤 충분히 신뢰를 얻어 소액 투자와 가짜 수익으로 속인 뒤 거액을 투자하게 만든 상태에서 거금을 가로채 잠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국 검찰의 기소장에 따르면 천즈와 공범들은 정치적 영향력과 뇌물을 통해 범죄 네트워크를 보호했다. 불법 자금 중 일부는 프린스그룹 산하의 도박 및 암호 화폐 채굴회사를 통해 자금을 세탁한 뒤, 고급 시계, 요트, 개인제트기, 별장, 심지어 뉴욕에서 피카소 그림까지 경매로 구입하는 데에 사용됐다. 지난해 10월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20대 한국인 대학생 고문 사망 사건의 배후에도 천즈의 네트워크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제 범죄조직인 캄보디아 프린스그룹이 운영한 ‘핸드폰 농장’ 웨이신 캡처
프린스그룹의 자금세탁은 한국·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전 세계에 걸쳐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홍콩 경찰은 국제통신사기 및 자금 세탁에 연루된 혐의로 프린스그룹의 자산 27억5000만 홍콩달러(약 5118억원)를 동결했다. 대만 검찰은 프린스그룹 연루 자산 45억 대만달러(약 2063억원)를 압수하고 25명을 구금했다고 발표했다.
캄보디아 내무부는 캄보디아 국적법에 따라 천즈가 2025년 12월 공식적으로 캄보디아 국적을 박탈당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의 사법 당국은 8일 오전까지 천즈 송환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천즈는 1987년 중국 동남부의 푸젠(福建)성의 푸저우(福州) 롄장(連江)에서 태어났다. 2000년 전후로 학교를 중퇴하고 인터넷 카페에서 일하며 온라인 게임과 해커 조직, 웹사이트 해킹에 발을 들였다. 2014년 천즈는 캄보디아로 이주했다. 2015년 프린스그룹을 세워 이사장을 맡았다. 부동산·금융투자·도박산업에 종사하며 캄보디아 투자액이 누적 20억 달러(약 2조9000억원)를 넘어섰다고 중국 후베이성 인터넷 매체인 극목신문이 보도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천즈에게 ‘공작’ 작위를 수여하고 훈센(74) 전 총리의 고문역에 임명했다. 고위관리와 친분을 맺고 정부와 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기업가를 일컫는 캄보디아판 홍정상인(紅頂商人)으로 이름을 날렸다. 천즈의 자녀는 3명으로 모두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까지 대만에 10여 차례 왕래했다고 대만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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