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푸틴의 발레리나' 자하로바 내한 공연 끝내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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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푸틴’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내한 공연이 끝내 무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러시아 간판 무용수의 내한 공연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지면서 예술의전당과 공연기획사 측에서 공연을 강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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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무용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가 출연하는 발레 '모댄스' 포스터. 사진 예술의전당

15일 공연기획사 인아츠프로덕션은 다음 달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자하로바의 '모댄스' 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인아츠 측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기획해 오랜 기간 준비하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왔으나 최근 아티스트와 관객의 안전에 대한 우려 및 예술의전당의 요청으로 합의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는 모댄스 공연 안내 페이지가 삭제됐다.

예술의전당은 이와 관련해 "자하로바 내한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면서 여러 반대 민원이 접수됐고 무용단과 관객의 안전이 우려돼 대관을 취소했다"며 "대관료는 전액 반환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공연을 대관심의위원회가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 예술의전당은 "모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2018년에 처음 기획된 작품으로 코로나19 여파로 한 번 취소가 됐다"며 "코로나로 취소된 공연은 추후 대관 심사를 거칠 때 우선 고려 대상이다. 전쟁이 이렇게까지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하로바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무용수다. 2008년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았고, 2018년부터 현재까지 국가문화예술위 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2013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에 지지 서명에 동참했고 푸틴의 통합러시아당 당원으로 연방 의원(2011~2019)을 지냈다.

그는 다음 달 가브리엘 샤넬의 일대기를 다룬 발레 작품 '모댄스' 한국 초연 무대에 설 예정이었으나 강한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지난 4일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이 자하로바 내한에 대해 공식 입장문을 내고 “침략 국가의 공연자들을 보여주는 것은 러시아의 부당한 침략을 정당화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경시하는 것과 같다”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후 11일 만에 공연은 공식적으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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