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靑 "용인 반도체 이전 검토 안해" 일축에도…'이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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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이 지난달 19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재생에너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남준 대변인 “이전은 기업 몫”

경기도 용인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산업단지) 이전에 대해 청와대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으나,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 이전’을 처음 주장한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은 김관영 전북지사와 이원택 의원(군산·김제·부안을)에게 “용인 반도체 지방 이전을 통한 지방 주도 성장 해법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함께 제안하자”며 판 키우기에 나섰다.

11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과 관련해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8일 “산단 대상 기업 이전을 검토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전은 기업이 적기에 판단할 몫”이라고 밝혔다. 이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용인 반도체 산단을 새만금으로 옮기자는 전북 정치권 주장에 김동연 경기지사와 용인 민주당 의원 등이 “이미 결정된 국가 전략 사업을 흔들 수 없다”고 반발하는 등 전국적 쟁점으로 번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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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안호영 “지방 주도 성장 해법 함께 제안하자”  

그러자 지난 9일 안 의원은 본인 SNS를 통해 “반도체 산업과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용인 반도체 지방 이전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며 도지사 경쟁자인 김 지사와 이 의원에게 대통령 건의를 제안했다. “용인 반도체의 지방 분산 이전은 국가 전략 과제”라고 밝힌 국민의힘 이강덕 포항시장 발언도 인용했다.

안 의원은 ▶송전탑 갈등 ▶전력·용수 대란 ▶RE100(재생에너지 100%) 대응 한계 등 용인 반도체 산단을 둘러싼 구조적 리스크를 언급하며 “문제는 ‘이전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디로, 어떻게 이전하느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용수·부지 조건을 갖춘 새만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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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지사가 지난 5일 도청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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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지산지소 전환”…이원택 “조건 먼저 갖춰야”

이에 김 지사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기업의 입지 선택은 전적으로 기업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원칙을 전북도는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재생에너지 정책을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 중심으로 전환해 에너지 생산 지역이 희생이 아닌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북과 새만금은 재생에너지 기반 탄소중립 산업 생태계를 가장 빠르게 실현할 수 있는 최적지”라고 했다.

전북지사 출마를 공식화한 이 의원과 정헌율 익산시장은 신중론을 편다. 이 의원은 “이전 여부보다 전력·용수 등 조건을 먼저 갖추는 게 순서”라며 신규 투자나 추가 산단 유치에 방점을 찍었다. 정 시장은 “(이전론은) 너무 나간 게 아닌가 싶다”며 “(새만금에) 반도체 벨트를 끌어와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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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광주·전남 행정 통합 관련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광주·전남 지역구 의원 18명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전남에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을”

이런 가운데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광역단체장을 선출하기 위한 행정 통합을 논의 중인 광주광역시와 전남도도 ‘반도체 호남 이전론’에 가세했다. 민주당 소속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도민 보고회에서 광주·전남에 용인에 버금가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정해 달라는 요구에 이 대통령이 “호남에 최대 규모 기업도시를 만들고 싶다”며 화답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 대통령과 민주당 광주·전남 지역구 의원 18명, 강 시장과 김 지사는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를 열고 두 지역 행정 통합을 논의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치적 구호보다 국가 차원의 에너지 수급 안정성과 지역 발전 요구를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동현 한국갈등학회 회장(전북대 행정학과 교수)은 “반도체 클러스터 갈등은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지역균형발전이 충돌하는 구조적 문제”라며 “정부는 단기적 결단이 아닌 중장기적 협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관리·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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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에서 트럭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선거 앞두고 전국으로 번진 '반도체 이전' 논쟁〉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쟁이 전북·경기·여권 내부까지 맞붙는 전국적 이슈로 떠올랐다.

11일 전북 정치권에 따르면 반도체 이전 논쟁의 발단은 전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의 제안이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인 안 의원은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만금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필요로 하는 만큼,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새만금이 합리적 대안"이라는 취지다. 이에 민주당 전북도당은 지난 5일 '용인 반도체 삼성전자 전북 이전 특별위원회'를 꾸렸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범도민 서명운동도 한창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발언이 불씨를 키웠다. 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자원과 기회의 과도한 수도권 집중은 성장의 걸림돌"이라며 '지방 주도 성장' 전환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가 풍부한 '남부 반도체 벨트' 조성 구상도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달 26일 한 방송에서 "용인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입주하면 두 기업이 쓸 전기 총량은 원전 15개, 15GW 수준"이라며 "지금이라도 전기가 많은 지역으로 옮겨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라고 했다.

즉각 경기·수도권 정치권은 반발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는 속도와 집적이 생명"이라며 "중추 산업을 죽이고 나라를 망치는 것"이라고 발끈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국가·기업·지역이 함께 준비해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정상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언주·이상식·손명수·부승찬 등 용인 지역 민주당 국회의원 4명도 공동 성명을 내고 "이미 인허가와 보상이 진행 중인 사업을 정치적으로 흔들어선 안 된다"고 했다.

야권은 찬반이 엇갈린다. 이전론에 대해 국민의힘·개혁신당은 "황당한 주장"(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새만금은 배터리의 메카로, 용인은 반도체의 심장으로, 이것이 서로 사는 길"(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이라고 반대했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가장 실효적인 국가균형발전 전략이 될 수 있다"(차규근 원내수석부대표)고 여지를 뒀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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