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그린란드, 안되면 힘든 방법도“ 강압 불사…美 전직관료들 “어리석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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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석유ㆍ가스 기업 경영진 간담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반구(아메리카 대륙) 패권 회복’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영토 복속 의지를 노골화한 가운데 ‘쉬운 방식’을 원하지만 안 되면 ‘힘든 방식’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합의가 안 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한 강압적인 방식으로라도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석유·가스 기업 경영진 간담회에서 그린란드 확보 방안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쉬운 방식으로 합의를 타결하고 싶지만 그게 통하지 않으면 힘든 방식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덴마크와 맺은 방위협정으로 그린란드에 군사기지를 운영하는 등 군사활동이 가능한 상황에서 소유권을 확보하려는 이유에 대해선 “우리가 소유하면 우리가 방어한다. 누구도 임차하는 땅을 (제 영토처럼) 지키려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주민의 찬성을 얻기 위한 재정적 보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 돈 이야기는 안 했다. 나중에 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를 덴마크에서 분리한 뒤 미국에 편입하기 위해 주민 1인당 1만~10만 달러(1460만~1억4600만원)의 돈을 주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는 보도가 로이터 통신에서 나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와 그린란드 주민, 또 유럽의 다수 국가가 반대하는 상황임에도 “그들이 좋아하든 말든 그린란드를 확보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중·러가 그린란드 점령하게 둘 수 없어”

그린란드를 차지하려는 이유와 관련해선 중국과 러시아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안 하면 러시아나 중국이 그린란드를 차지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의 구축함, 잠수함이 그린란드 주변 곳곳에 있다. 러시아나 중국이 그린란드를 점령하게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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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둘러싼 세계 각국 속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유엔, 월드뱅크, 그린란드 통계청]

하지만 그린란드 확보 계획은 계속해서 안팎의 격렬한 저항을 부르고 있다. 그린란드 민주당 소속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총리를 비롯한 5개 정당 대표는 9일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는 미국인도, 덴마크인도 아닌 그린란드인이길 원한다”며 “그린란드의 미래는 그린란드인이 결정해야 한다. 우리 나라를 무시하는 미국의 태도가 끝나길 바란다”고 했다. 그린란드 정당 대표들은 그린란드를 둘러싼 최근 논쟁을 논의하기 위해 내달 3일로 예정된 의회 소집을 앞당기기로 했다.

번스 전 대사 등 14명 “나토 동맹 파괴” 우려

니콜라스 번스 전 주중미대사 등 공화·민주 양당 행정부에서 외교안보 분야 고위 관료를 지낸 14명도 9일 공동성명을 통해 “현 대통령이 군사력이나 강압적 수단을 동원해 동맹국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를 빼앗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유럽 및 캐나다와 76년 넘게 지속해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을 잠재적으로 파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2차 대전 후 국제 질서를 지탱해 왔던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에 금이 갈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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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가운데)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상원의원을 대상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에 관한 비공개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그린란드 편입 문제 등 미래를 놓고 미국·덴마크·그린란드 외교 수장이 이번 주 가질 예정인 3자 회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라스트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교장관, 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외교장관은 금주 워싱턴 DC에서 3자 회동을 갖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 매입 구상을 밝힌 이후 처음 열리는 당사자 간 회동이다.

금주 미·덴마크·그린란드 외교장관 3자회동

헌법상 자치령인 그린란드의 외교권을 행사하는 덴마크는 그린란드와 미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그린란드 주민들은 미국으로의 편입을 원하지는 않지만, 덴마크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지지하는 여론은 높다. 그린란드 정치인들이 덴마크를 건너뛰고 미국과 직접 담판하려는 기류도 강해지고 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의회의 외교위원회는 지난 6일 화상 대책 회의를 열었지만 격한 의견 충돌 속에 회의가 끝났다고 한다. 로이터 통신은 “덴마크는 오래전부터 이탈 노선에 들어선 그린란드를 미국으로부터 지켜내야 하는 딜레마 상황에 처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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