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새해 들어 다시 미끄러진 원화가치…WGBIㆍMSCI 지수 편입 해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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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연말 쏟아낸 각종 대책에도 새해 들어 원화가치가 다시 미끄러지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가 역대 최고액을 기록하는 등 구조적인 달러 수요가 여전하면서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한국에 달러 자금 유입을 늘릴 수 있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 시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보다 7원 내린(환율은 상승) 1457.6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뉴스1
11일 외환당국 등에 따르면, 이달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보다 7원 내린(환율은 상승) 1457.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정부의 강도 높은 개입으로 지난달 29일 1429.8까지 오른(환율은 하락) 원화값은 지난해 연말 이후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상호관세 영향이 있던 지난해 7월 초 7거래일 연속 하락 이후 최장 기간 연속 하락이다.
원화가치 추락을 이끄는 요인은 기업과 개인투자자 등의 달러 저가 매수 수요가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9일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9억4217만 달러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13억5793만 달러)보다 43%가 늘었다. NH농협은행 이낙원 FX파생전문위원은 “최근 원화가치 하락 배경은 실수요 측면이 크다”면서 “개인의 해외주식 순매수 달러 수요와 수입기업의 결제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새해 들어 원화가치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자 정부는 지난 8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여는 등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정부는 원화 가치 안정화를 위해 자본시장 등에서 원화에 대한 수요를 늘려 달러 유입을 유도해야 하는 만큼, WGBI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4월로 예정된 WGBI 편입을 차질 없이 실행하는 한편 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WGBI 편입과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자본시장에서 원화에 대한 수요를 늘릴만한 대표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WGBI는 주요국 연기금과 중앙은행 등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들이 기준으로 삼는 채권지수다. 한국은 올해 4월 지수 편입이 시작돼 11월 완료된다. 정부는 WGBI 편입으로 560억 달러(약 81조7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한국 국채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마찬가지다. 외국 연기금 등 안정적인 투자금 유입이 확대돼 원화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선진국지수 편입 시 최대 300억 달러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한국 증시에 유입될 수 있다. 정부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국내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등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 뜻대로 순조롭게 풀린다면 올해 6월 관찰대상국 지정을 시장으로 선진국 지수 편입 절차 등이 진행된다.
다만 한국 자본시장의 매력 부족, 미국과의 금리 차 등 구조적 요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지수 편입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MSCI 선진국지수는 올해 6월 관찰대상국에 지정되더라도 실제 지수 편입은 2028년 6월에야 이뤄질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WGBI 등 선진지수 편입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효과를 내겠지만, 달러 자금이 장기간 분산돼 유입되는 만큼 단기적인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 이미 WGBI에 편입된 중국 등의 사례에서 나타난 바 있다”며 “기업들의 미국 투자 수요 등 구조적 요인을 해소할 만한 추가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원화가치는 하락 압력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 교수도 “기업 투명성과 정책 신뢰성 등 근본적 시장 가치가 먼저 개선돼야 들어온 자금을 국내 시장에 붙잡아 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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