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신 겹쳐 쌓여있어"…이란 반정부 시위 사망자 100명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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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을 계기로 촉발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체제 전반에 대한 도전으로 격화하고 있다. 시위가 계속되며 사망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란 정부는 경찰·이슬람혁명수비대뿐만 아니라 정규군까지 시위 진압에 동원할 방침을 밝혔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사태에 대해 대규모 공습을 포함한 군사 개입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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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이란 라자비 호라산주 마슈하드에 시위대가 모여들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미국 인권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달 28일부터 이어진 이란 반정부 시위에서 현재까지 최소 11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집계된 65명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로, 시위에 참여한 일반 시민 사망자는 78명으로 파악됐다. 사망한 시위대 중 최소 7명은 18세 미만이다. HRANA은 최소 2638명이 시위로 인해 구금됐다고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위 참여자는 CNN에 “군용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많은 사람들을 살해했다”며 “병원 내 시신들이 서로 겹쳐 쌓여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또한 CNN은 의료진을 인용해 “수도 테헤란 내 한 병원에서만 눈에 파편이 박힌 환자가 200~300명에 이른다”고도 전했다. 이란 국영 TV는 시위대 소속 사망자는 언급하지 않고 정부 측 피해만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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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공개된 소셜미디어 영상 캡처 사진으로 이란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며 차량이 불타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외신은 집계된 사망자 수보다 실제 인명 피해는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정부가 지난 8일부터 국내·국제전화와 인터넷을 전면 차단하며 외부와의 소통을 철저히 막고 있어서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는 당국의 인터넷 차단과 관련해 “학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통화 가치 하락과 연간 40%에 육박하는 물가 상승률 등 경제난에 대한 불만에서 촉발된 시위는 신정 체제 종식 요구로까지 확산됐다. 시위대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겨냥한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한편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팔레비 왕조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간 이란에서 하메네이를 저격하는 구호는 금기로 통했다. CNN은 “이번 시위는 2022년 9월 히잡을 잘못 썼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 이후 최대 규모”라고 분석했다.

시위대가 체제 종식까지 거론하자 이란 정부는 강경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이란 정규군인 공화국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국가의 이익과 전략적 기반 시설, 공공 재산을 수호하겠다”며 반정부 시위 진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시위 사태 배후로 적국인 이스라엘과 테러 단체 등을 지목하고 “적의 음모를 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경찰과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진압에 관여해 왔으나 시위가 잦아들 조짐이 보이지 않자 재차 강경책을 꺼내든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헤란에서 시작된 시위는 현재 180개 도시로까지 확산됐다.

모하마드 모바헤디아자드 이란 검찰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시위에 참여하면 누구든 신의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는 사형에 해당하는 혐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용이나 연민, 봐주기는 없다”며 시위에 참여한 사람뿐만 아니라 도움을 준 사람도 같은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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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 국기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 개입 가능성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이란 반정부 시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있는 비군사시설을 포함한 광범위한 군사타격 선택지를 보고 받았으며, 타격을 승인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 내 군사 표적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습도 논의 과정에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어쩌면 과거 어느 때보다 자유를 바라보고 있다”며“미국은 도울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전날 백악관 행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을 살해할 시 미국이 개입해 “이란이 아픈 곳을 매우 세게 때리겠다”며 군사력 동원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에 같은 날 하메네이는 국영 IRIB방송 연설에서 시위대를 ‘폭도’로 칭하며 “일부 폭도들이 거리를 망치며 다른 나라 대통령을 기쁘게 하고 있다.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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