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군 진입에도 ‘먹통’…마두로 생포 때 러 방공망 왜 무력화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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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국방장관 블라디미르 파드리노(오른쪽)와 군 수뇌부가 지난해 12월 11일(현지시간) 카라카스에서 진행된 훈련 중 러시아제 부크(Buk) M2E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하는 작전을 전개할 당시, 베네수엘라가 도입한 러시아제 고성능 방공망이 사실상 ‘먹통’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비 상당수가 레이더와 연결조차 되지 않았고, 일부는 배치되지 않은 채 창고에 방치돼 있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현·전직 미국 정부 관계자와 위성사진·영상 분석을 근거로 “미군 헬기가 수도 카라카스 상공에 진입해 특수부대가 강하하는 동안 베네수엘라 영공은 거의 무방비 상태였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2009년 우고 차베스 정권 시절 러시아로부터 장거리 방공시스템 S-300과 중거리 방공시스템 부크(Buk)-M2를 도입했다. 당시 차베스 전 대통령은 “이 로켓들이 있으면 외국 항공기가 우리를 폭격하기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며 대미 억지력을 과시했다.

미국이 2006년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기 판매를 금지한 이후, 베네수엘라는 Su-30 전투기와 T-72 전차, 휴대용 지대공미사일(MANPADS) 등 러시아산 무기를 대거 들여오며 군 현대화를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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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00장거리 미사일

하지만 이달 3일 미군 헬기가 카라카스 상공에 출현해 특수부대가 투입되고, 마두로 대통령 부부가 생포돼 미국으로 압송되는 동안 러시아제 방공망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NYT는 일부 방공 시스템이 레이더와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고, 부크 체계의 구성 요소 가운데는 배치조차 되지 않은 채 창고에 보관되다 미군 공습으로 파괴된 것도 있었다고 전했다.

피트 헤그세스미국 국방부 장관은 작전 성공 직후 “러시아제 방공 시스템이 별로 잘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방공망이 이미 수년 전부터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군부의 무능과 부패, 미국 제재로 인한 부품 수급 차질, 현지 기술 인력의 숙련도 부족, 러시아의 사후 지원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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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티아 라 마르의 수블레테(Soublette) 지역에서 전날 미군 공습으로 파손된 건물 안에서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전직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미국과의 직접 충돌을 피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에 판매한 방공 시스템에 대한 지원을 의도적으로 소홀히 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실제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해 11월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 가능성을 묻는 말에 “벨라루스와 같은 수준의 동맹 관계로 보는 것은 부정확하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브라이언 나란호 전 주베네수엘라 미국 대사관 부대사는 “러시아는 베네수엘라가 가장 필요로 할 때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로 러시아의 위신이 크게 손상됐고, 종이호랑이였음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NYT는 이번 작전이 베네수엘라 방공 체계의 실질적 무력화뿐 아니라, 중남미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영향력 한계를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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