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우민호 감독 “백기태에게 상표가 붙는다면, ‘메이드 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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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4일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는 '하얼빈'(2024) 이후 현빈의 복귀작이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작품을 할 때 배우들의 외형을 바꾸는 걸 좋아한다. 그게 (작품의) 시작이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우민호(55)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내부자’와 ‘암살자’가 된 이병헌, ‘마약왕’으로 군림한 송강호, ‘하얼빈’으로 향하는 독립투사 현빈까지. 우민호가 그린 배우들의 얼굴은 늘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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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산의 부장들' 촬영 현장의 우민호 감독(왼쪽)과 배우 이병헌. 이병헌은 '남산의 부장들'에서 대통령을 암살한 김규평을 연기했다.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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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에서 1970년대 마약 수출로 거물이 되어가는 인물 이두삼을 연기한 송강호.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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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를 연기한 배우 현빈.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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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호 감독의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에 출연한 배우 현빈.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우민호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정히 넘긴 포마드 헤어스타일에 정장을 입은 현빈. 그는 이 작품에서 부와 권력을 탐하는 중앙정보부 정보과장 백기태가 됐다. 현빈의 강렬한 연기 변신에 “악역인데, 응원하게 된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지난 14일 시즌 1 공개를 마친 ‘메이드 인 코리아’는 혼란과 도약이 공존했던 1970년대의 한국이 배경으로, 부와 권력의 정점에 오르려는 백기태(현빈)와 그를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정우성)이 시대를 관통하는 사건들과 마주하는 이야기다. 감독은 “영화로는 담을 수 없는 방대한 서사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12부작으로 기획했다”며 “촬영 기간 때문에 시즌 1과 2로 나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즌 1에 해당하는 여섯개 회차가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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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태를 좇는 검사 장건영을 연기한 배우 정우성.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내부자들’(2015), ‘마약왕’(2018), ‘남산의 부장들’(2020), ‘하얼빈’(2024) 등을 연출하며 한국의 근현대사를 스크린에 펼쳐낸 우민호 감독의 첫 시리즈물인 데다, 보기 힘든 배우들이 모인 ‘황금 라인업’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현빈·정우성·조여정·우도환·정성일 등 한국 배우들은 물론,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의 작품들로 익숙한 배우 릴리 프랭키까지 합세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공개 후 약 20일 연속으로 디즈니플러스 톱10 TV쇼 부문 1위를 차지했다.(플릭스패트롤 기준)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제목은 백기태와 장건영을 포함한 작품 속 인물들이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의미로 쓰였다. 우민호는 “백기태의 상표가 있다면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생각해서 붙였다”고 했다. 시즌 1의 1~3화는 이들을 키운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했다. 요도호(일본항공 351편) 공중 납치 사건, 미군의 마약 밀매상 살인 사건, 그리고 당시 정계 고위층과 연결됐다고 추정되는 미제사건인 ‘정인숙(정금지) 피살사건’을 다뤘다. 이 사건들은 모두 1970년에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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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에서 시리즈에 처음 도전한 우민호 감독.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마약왕’ ‘남산의 부장들’에 이어 1970년대를 다룬 시리즈로 돌아왔다. 이 시기를 다루는 이유가 있나.
“나에게도 숙제다.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격동과 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다. 그 역동성이 언제부터 시작했을까 늘 궁금했고, 나는 그걸 1970년대로 봤다. 그래서 자꾸만 파고드는 것 같다.”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특별히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나.
“욕망을 향해 치달아가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다. 권력자들은 왜 이렇게 행동하는 걸까?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것이면서, 그 행동들을 애국이란 말로 포장하는 걸까? 이런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  
1970년대는 억압과 폭력의 시대이기도 한데, 표현할 때 주의하는 면이 있다면.
“폭력을 직접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 폭력이 놀이가 되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에선 악인을 멋지게 구현했다고 생각했다. 영화 ‘대부’를 보면 알 파치노(마이클 콜레오네)를 응원하게 되는 것처럼, 시청자들이 백기태가 탄 욕망의 전차에 같이 오르길 바랐다. 그 끝의 허망함까지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시리즈 제작은 처음이다.
“영화만 해야 한다, 시리즈만 해야 한다는 생각을 따로 가지고 있진 않다. 영화감독으로서 제 연출이 흔들리지만 않는다면 (어떤 포맷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얼빈’ 때 배우들 얼굴을 가까이서 찍지 않아 아쉬웠는데, OTT 플랫폼에서는 배우 얼굴을 가까이서 찍을 일이 많아 한을 풀었다.”
정우성의 연기력 논란이 있었다.
“나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다. 그 뒤의 판단은 시청자들의 몫이다. 정우성 배우가 연기한 장건영은 시즌 2에서 다른 인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즌 1에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서 백기태에게 졌다면, 9년이 흐른 시즌 2에서는 자신만의 무기를 장착해서 돌아올 것이다.”
시즌 2에서 생길 변화가 있다면.  
“백기태와 장건영이 시즌 2에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해달라. 현재까지 촬영은 3분의 2 정도 진행됐다. 3월에 크랭크업하고, 올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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