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혜훈 해명 듣자" 기회 준 李…낙마 결정적 이유는 &apos…
-
2회 연결
본문
이재명 대통령의 탕평 인사가 결국 국민 눈높이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실패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했다. 후보자 지명 28일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전격적으로 철회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이혜훈 장관 후보자. 임현동 기자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인사청문회와 그 이후 국민적 평가에 대해 유심히 살펴봤다”며 “숙고와 고심 끝에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홍 수석은 “이 후보자는 보수 정당에서 세 차례나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안타깝게도 국민주권정부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여야가 대립하며 인사청문회 자체가 불발되던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이 후보자 문제를) 어떻게 할지는 아직 결정은 못했다. 본인의 해명도 들어봐야 되는 것 아니냐. 그게 공정하다”며 청문회 개최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그게 마지막 기회였던 것이다.
25일 브리핑 직전까지만 해도 여당은 물론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 후보자 거취 결정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지난 22일 시작해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지 채 이틀이 지나지 않았고, 여당에서 취합한 의견도 청와대에 전달하기 직전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오전에만 해도 “26일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되면 보고서를 보고 판단하고, 채택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판단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었다.
그만큼 이 후보자 지명 철회는 청와대 참모 대부분이 인지하지 못한 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전날 국민 여론을 여러 경로로 알아본 이 대통령이 직접 결정했고, 이 후보자에게도 지명 철회 발표 전 알렸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도 불확실하고, 이 사안이 며칠 더 갈 수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어렵다면 빨리 결정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이 후보자에겐 ▶보좌진 갑질·폭언 정황 ▶영종도 땅 투기 의혹 ▶서울 반포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인사청문회에선 이 같은 의혹이 해명되기는커녕 외려 증폭됐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중에 청와대가 가장 민감하게 본 의혹은 반포 아파트 ‘로또 청약’ 당첨 의혹이었다고 한다. 가뜩이나 집값 상승에 대한 국민 우려가 큰 상황에서 위법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인 까닭이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당시 두 사람(아들 부부)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며 “저희는 (아들 부부가) 혼례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으나, 여당의 분위기와 국민 여론은 냉랭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부정 청약 의혹 아파트를 포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수사 기관의 결과에 따르겠다”고 답변하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여권 관계자는 “법에 걸리면 형량과 상관없이 재판을 받아야 하는데,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는 문제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익표 정무수석이 25일 서울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 스스로 “다양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기회를 같이 나눠서 함께하자는 시도를 해본 것”(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이번 탕평 인사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출범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기획처의 장관 후보자가 곧바로 낙마하면서 다음 후보자가 누굴지도 관심이지만 여권에선 “이 후보자가 출신 정당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고 낙마한 만큼 보수 진영 출신을 추가로 영입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 수석도 “통합 인사를 통해 대통합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숙고와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기획처 장관이라는 자리에 한정된 얘기는 아니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새 후보자 지명은 최대한 빨리 하겠지만, 한 번 낙마한 자리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려면 그만큼 정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