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통령 “정부 이긴 시장 없다” 시장선 “문 정부 때 실패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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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자신의 X(아래 캡처)에 5월 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관련해 “이미 정해진 것”이라며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한 부동산에 붙은 양도세 중과 상담 안내문. [뉴스1]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다시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에 종료되는 것은 지난해 이미 정해진 일”이라며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세제를 시장 안정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밝혀왔지만, 사실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시행’이라는 세제 카드를 꺼내든 셈이라는 평가다.
“팔 사람 이미 다 팔아 초거래절벽 우려”
청와대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계속 유예해 왔다”며 “이렇게 해서 집값이 절대 안 잡힌다. ‘유예는 없다’는 게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지난 21일 기자회견 때 “부동산 세금 정책은 최후 수단”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아예 고려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그때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유예 기간 만료를 확정 지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조정대상지역 주택 매도 시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 같은 세율로 시행하다 윤석열 정부가 주택 거래 활성화 취지로 2022년 5월부터 1년씩 유예했다.
김영옥 기자
하지만 지난 23일 이 대통령이 X에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부활을 공식화했고, 이날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해 6·27 대책, 9·7 대책, 10·15 대책 등 부동산 정책이 세 차례 발표된 후에도 집값이 오르자, 이 대통령이 직접 강한 의지를 연거푸 내비친 것이다.
그러면서 이날 발표엔 “오는 5월 9일까지 계약한 것은 중과세 유예를 해주도록 국무회의에서 의논해 보겠다”는 방안도 새로 제시했다. 토지거래허가제로 거래 기간이 늘어난 상황에서, 5월 9일까지 100여 일 안에 잔금 절차까지 치르기가 촉박하다는 현장의 우려가 제기되자 ‘계약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겠다고 한 것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양도세 과세 날짜 기준은 대금청산일(잔금일) 또는 등기접수일 중 빠른 시기로 정해지는데, 부칙 또는 특례 조항을 신설해 ‘계약일’을 양도세 과세 기준 날짜로 바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되면 통상 계약부터 잔금까지 걸리는 2~3개월가량의 시간을 벌게 되면서 매도 기간에 여유가 생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집값 안정에 미치는 효과는 단기적이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우려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단기간 급매물 몇 건이 시장에 나올 수 있지만, 이걸 공급 대책이라 부를 수 없다”며 “장기적으론 매물 잠김 현상이 예상된다”고 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수년간 ‘다주택자=투기꾼’으로 몰아온 터라, 다주택자 숫자 자체가 많지 않고 특히 핵심지는 팔 사람은 다 판 상태”라며 “지금까지 남은 다주택자 입장에선, 손해 보면서 매물을 팔 이유도 없고 버티거나 증여하는 방식을 쓸 수 있다. 결국 시장은 ‘초거래절벽’ 사태를 맞는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잡겠다며 싸움 건 정책 늘 패배”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가중할 거라는 분석도 많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 두 개가 있는데 하나만 남겨야 한다면, 누구나 상급지의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외곽 물건을 정리할 것”이라며 “무주택자들 역시 향후 집을 구매할 때 최대한 모든 자산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매수 방식이 일반화할 것”이라고 했다.
더구나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는 말과 달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만 시행되고 보수 정부에서 유예 또는 폐지한 정책이라는 20여 년간 선례도 있다. KB부동산 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노무현 정부 때 39.07%, 문재인 정부 때 62.19% 폭등했다. 이명박(-3.16%)·박근혜(10.06%) 정부와 확연한 차이다.
김주원 기자
문재인 정부 때 20대 대선(2022년 3월 9일)을 앞두고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가 청와대와 갈등을 벌인 일도 다시 회자된다. 이 대통령은 2021년 12월 12일 돌연 “다주택자의 매물 잠김 해소를 위해서 (일시 완화가) 필요하다. 1년 정도 한시적 유예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부동산이 급등하던 시기 성난 민심을 달래고 보수 표심까지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해 유예시켰다. 익명을 원한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일관성이 의심된다며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며 싸움 거는 정책은 늘 패배했다. 집값 안정의 확실한 카드는 수요에 맞는 공급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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