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현실판 쿨러닝’은 한국 썰매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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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봅슬레이 4인승은 지난해 11월 북미컵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그들이 탔던 썰매는 한국이 빌려준 것이다. [사진 자메이카 봅슬레이 스켈레톤 협회]

1993년 개봉한 영화 ‘쿨러닝’의 속편이 나올 때가 된 것 같다. 카리브해 ‘눈 없는 섬나라’ 자메이카의 봅슬레이 대표팀은 1988년 캘거리 올림픽에 첫 출전해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고, 이 실화는 영화 쿨러닝에 영감을 주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믿을 수 없다고. 자메이카에 봅슬레이팀이 있다니 말이다” “리듬과 운율을 느껴라. 일어나라, 봅슬레이 탈 시간이다(Feel the Rhythm, feel the rhyme, get on up, it’s bobsled time!)” 같은 영화 속 대사는 다음 달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도 다시 한번 회자될 거다.

자메이카 봅슬레이는 남자 4인승, 남자 2인승, 여자부 모노봅(1인승) 출전권 3장을 따냈다. 특히 남자 4인승은 지난해 11월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북미컵에서 자메이카 최초로 우승했는데, 당시 그들이 탔던 썰매는 한국이 빌려준 거다. 자메이카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이 썰매를 탄다.

한국 봅슬레이 4인승 파일럿으로 2018 평창 올림픽 은메달을 땄던 원윤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후보는 “내가 평창 때 탔던 그 썰매다. 한국이 지난 2016년 구매해 사용하다가, 지난해 9월 자메이카와 업무 협약을 맺고 이번 올림픽까지 빌려줬다”고 전했다. 한국이 2016년 1억원 넘게 주고 구매한 오스트리아산 썰매로 자메이카는 북미컵 우승도 하고 올림픽 예선도 통과했다. 이 썰매는 올림픽이 열릴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를 향하는 선박에 실려 대서양을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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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 출전하는 자메이카 봅슬레이 국가대표. 사진 자메이카 봅슬레이 인스타그램

한국은 올 시즌 올림픽용으로 썰매를 새로 구매했다. 낡은 썰매는 의미 있는 곳에 쓰이면 좋겠다고 판단해 자메이카에 무상으로 빌려줬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은 “자메이카 측에 대여한 봅슬레이는 올림픽이 끝난 뒤 돌려 받아 국가스포츠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라며 “우리나라 4인승은 올 시즌 구매한 오스트리안 발러(약 1억8000만원), 2인승은 지난 시즌 산 라트비아 BTC(약 9000만원)를 탈 예정”이라고 전했다.

봅슬레이 자메이카 파일럿 셰인 피터는 남자 2인승과 4인승에 출전한다. 원윤종 후보는 “자메이카 봅슬레이는 과거엔 올림픽 출전에 급급했다. 올림픽에 두 번이나 출전한 드라이버(파일럿)는 드문데, 셰인 피터는 의지가 강하다. 올림픽 출전을 넘어 높은 곳을 바라보는 이야기도 나눴다. 지난해 자메이카 봅슬레이 선수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우리도 스프린트 기술과 훈련법을 배웠다”고 전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4인승은 각종 중소 대회에서 7차례 우승했지만, 올림픽 최고 성적은 14위다. 올림픽스닷컴은 이번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이 승패와 관계없이 영화 쿨러닝의 어브 블리처의 코치가 남긴 명언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메달은 분명 멋진 거야. 하지만 금메달 없이도 충분치 않다면, 금메달이 있어도 절대 충분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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