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대 이모님' 꿰찬 로봇청소기...전기차보다 치열한 안방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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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깨끗하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청소할 필요가 없어지는 겁니다.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미디어행사에서 네이슨 로슨 맥클린 다이슨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가 첫 인공지능(AI) 로봇청소기 '스팟앤스크럽Ai'을 소개하고 있다. 다이슨은 이날 로봇청소기와 함께 '클린앤워시 하이진' 물청소기, '허쉬젯 컴팩트' 공기청정기 3종의 신제품을 소개했다. 이소진 기자
검은색 로봇청소기가 초록 불빛으로 바닥을 비추며 먼지가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어떤 얼룩인지 인식해 지워지지 않으면 청소를 반복하고 반려동물의 분변은 알아서 피해갔다.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영국 가전 브랜드 다이슨의 로봇청소기 기술 시연회가 열렸다. 이날 다이슨홈 RDD 소프트웨어팀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 네이슨 로슨 맥클린이 새로 출시한 ‘스팟앤스크럽 Ai 로봇청소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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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스팟앤스크럽 Ai 로봇 청소기. 오염 물질을 초록 불빛으로 비추고, 이물질을 인공지능으로 구별해 그에 맞게 청소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사진 다이슨
다이슨이 한국 시장에서 로봇청소기를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스틱형 무선청소기 시장을 주도하던 다이슨은 로봇청소기 시장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다이슨의 로봇청소기는 외형부터 기존 제품과 차별화했다. 물통을 투명하게 디자인해 청소하는 동안 물이 급수되는 장면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네이슨 매니저는 “AI 기술로 다양한 얼룩과 액체 유형을 식별하고, 최대 15회 청소 과정을 반복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안방 내준 로봇청소기 시장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경쟁은 전기차보다 치열하다. 현재는 중국 브랜드가 국내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로보락을 필두로 에코벡스·샤오미·드리미·나르왈 등 중국 브랜드가 관련 시장 6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가 20%, LG전자가 9%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로보락은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5축 로봇 팔을 탑재한 ‘사로스 Z70’을 선보이며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사진 로보락
중국 로봇 청소기는 가성기와 기술력을 앞세운다. 로보락은 바닥의 턱을 뛰어넘거나 정교한 공간 인식으로 장애물을 회피한다. 40만원대부터 200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촘촘하게 배치해 라인업을 고루 갖춘 것도 장점이다. 로보락은 지난해 5월 애니메이션 속 가제트 팔처럼 양말이나 장난감을 집어 올리는 로봇팔을 탑재한 ‘사로스 Z70’을 세계 최초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에서 ‘AI 홈’ 생태계를 강조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로, LG전자는 고온 스팀으로 청결을 강조한 ‘오브제 스테이션’으로 추격 중이다.
서울 은평구 한 대형 가전마트 코너에 로봇청소기가 진열돼 있다. 최근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로 기기당 최대 200만원에 육박하자 제품값을 나눠 지불하는 구독 서비스도 등장했다. 이소진 기자
비싸도 팔린다…프리미엄으로 새 국면
지난 22일 들른 서울 은평구의 한 대형 가전 매장엔 100만원 중후반대 로봇청소기가 진열대를 채우고 있었다. 이날 만난 매장 직원은 “예전에는 흡입력이나 기능에 차이가 있었지만, 이제 AI 기능이나 가격은 거의 다 비슷하다”며 “브랜드 인지도가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이번에 소개한 로봇청소기 소비자가로 179만원을 책정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150만원이 넘는 로봇청소기를 판매하고 있다.
2025년 7월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보급률은 24%로 시장 규모는 약 6500억원 수준이다. 2020년 이후 국민 4명 중 1명이 로봇청소기를 집에 들여놓으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는 로봇 청소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본다. 신상품에 대한 기술 수용성이 높은 30대 직장인 사이에서 로봇청소기는 식기세척기·건조기와 함께 “이모님”으로 불린다. 필수가전으로 자리잡은 로봇청소기는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정태경 한림대 인공지능융합학부 교수는 “로봇청소기는 기존 청소기에 인공지능 기술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시장을 연 것”이라며 “로봇청소기를 필두로 기존 가전제품에 새로운 기술이 더해지면서 가전 시장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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