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 한마디에, 車·바이오 업계 발칵…당장은 "대책이 없다"

본문

btf3fc8338b45d8d208e0d7d8cc570a5c8.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잠잠해진 줄 았았던 ‘관세폭탄’이 재점화하자 자동차·바이오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적용하는 관세를 15%에서 25%로 재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한국GM 등 국내 차업계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발표에 따른 여파를 가늠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관세 문제를 해결하거나 대응책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실적 영향을 점검하며 정부 대응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불확실성이 걷힐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불확실성이 더 커져버렸다”고 난감해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고위 경영진이 모두 해외에 있는 상황이다. 정의선 회장과 장재훈 부회장은 ‘방산 특사단’으로 캐나다를 방문 중이고,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미국에 머물고 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들은 현지에서 연락망을 유지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화상회의 등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신차 라인업 공개행사를 준비했던 한국GM도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국내에서 차를 만들어 약 85%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GM은 한미 자동차 관세 최대 피해업체로 꼽힌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지난해에도 미국이 관세를 부과해 큰 악영향이 있었다”며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있고,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 관계자는 “본사와 협의도 필요한데,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품업체들도 피해가 확산할까 전전긍긍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미국 현지 생산물량을 늘린 상황이라 자동차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관세 10%포인트 인상 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3조1000억원과 2조2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관세 인상이 확정될 경우 2026년 영업이익이 21~2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해 25%의 대미 관세가 적용됐을 때, 현대차·기아는 분기별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가량 감소하기도 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당장 관세 폭탄 영향권에 든 것은 아니지만 잔뜩 긴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아직 한국의 의약품 관세율을 명확하게 발표한 적이 없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롯데바이오로직스 등 대형업체는 관세 불확실성에 대비해 미국 현지 공장을 확보한 상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미국은 먼저 의약품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무역확장법 232조)을 조사한 다음 그 결과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며 “의약품은 아직까지는 무관세가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tec0e52bd12a74aa75c748e7c47cef5e8.jpg

27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뉴스1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시기를 밝히지 않은 만큼, 대미투자특별법의 입법화를 서두르도록 ‘압박카드’를 꺼낸 것으로 본다. 대미투자특별법은 한미의 관세합의 양해각서(MOU) 체결에 따라 지난해 11월 발의된 법안으로, 투자기금 설치 등이 담겨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애당초 한미 양국이 상호 비준의무가 있는 조약이 아닌 팩트시트와 양해각서(MOU)로 합의한 것인 만큼 국회 비준 지연만을 문제 삼으려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쿠팡과 디지털 플랫폼 규제 등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학노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의 입법이 늦어지는 걸 미국 입장에선 ‘합의 이행 지연’으로 볼 수도 있어 일종의 유감 표명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민경덕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실제로 관세 25%를 물릴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상황적인 불확실성 큰 것 만으로도 악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기아의 주가 영향은 크지 않았다. 장 초반 현대차 주가는 전장대비 -4.57% 기아는 -5.99% 각각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현대차는 전장보다 0.51% 내린 49만원에, 기아는 1.1% 내린 15만3500원에 마감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차·기아 실적 중 이익성장에 대한 기대는 절반 이상이 관세 인하 기대감에서 오는데, (관세가 오른다고 해도 주가측면에선)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기대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대로 한·미 관세 협상은 이미 대통령 간 합의가 끝난 사안이고, 국회의 비준 절차가 문제라고 해도 결국 해결은 시간 문제”라며 “대미 자동차 관세는 조만간 15%로 재확정 될 가능성이 높아 실적 전망 하향 조정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8,610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