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문의들 비이성적 대응 언급에 참담…2000명 증원은 정부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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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전문의협의회 성명문 발표에 대한 국립중앙의료원 입장표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소속 전문의들의 집단행동 예고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위협 수준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복귀도 촉구했다.

주 원장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의료원 연구동 스칸디아홀에서 ‘전문의협의회 성명문에 대한 입장 표명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의료원 소속 102명의 전문의 중 대다수가 포함된 전문의협의회는 성명문을 내고 “의료 시스템을 한순간에 마비시켜 국민 건강을 위협하게 된 현 사태의 주동자는 명백히 정부”라며 “전공의가 불이익을 받는 일이 발생한다면 전문의들 역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병원에 소속된 전문의들마저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주 원장은 이런 성명에 대해 “현 의료대란의 원인에 대한 (전문의협의회의) 문제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의료원 전체 구성원들과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에서 그 위치와 무게가 상당한 ‘국립중앙의료원’의 이름을 넣어 성명문을 발표한 것과 더불어, 앞으로의 비이성적 대응을 언급한 부분에 참담한 심정으로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중앙공공병원에 소속돼 있는 전문의들이 저희 이름을 넣은 성명서를 발표했다는 게 너무 당황스러웠다. 정부도 굉장히 당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기관의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면 마치 전체 입장이 그런 것으로 오해될까봐 오늘 자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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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전문의협의회 성명문 발표에 대한 국립중앙 의료원 입장표명 간담회에서 발언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 원장은 의료원 전문의들의 집단행동 시사뿐 아니라 전국 40개 의대 중 16곳 교수들이 집단 사직을 결의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주 원장은 “최근에 의대 교수들까지도 전공의들이 불이익을 받으면 좌시하지 않겠다, 사직하겠다는 말씀을 하는데, 이는 과격하게 표현하면 결국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단체행동을 하겠다’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며 “의사들 체계 안에서 가장 정점에 있는 의대 교수들이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저는 상당히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만약에 집단 사직이 벌어진다면, 현장 진료를 유지하라는 정부 명령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가장 대표적인 공공기관으로서 정부의 지침과 행정적인 요청에 부응해야 한다. 집단 사직 등은 저는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2000명 증원 방침에 대해서도 주 원장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정부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정책적 제안이자, 결정할 수 있는 몫의 영역”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공공병원들이 현장에서 느끼기로는 의사가 너무 부족하다는 데 이견이 전혀 없다”며 “정부 결정에 이견이 있다면 정상적인 정책 과정 안에서 어떻게든 의견들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게 맞는 방향이지, (2000명이) 절대 안 되는 정원 수치냐 하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립중앙의료원 측에 따르면, 소속 전공의(인턴·레지던트) 71명 중 지난 15일 기준 55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중 대다수가 근무를 멈춘 상태다. 지난주부터 공중보건의·군의관 8명을 파견받아 업무에 투입했지만, 전체 499개 병상 중 40%만 가동 중이다. 주 원장은 “외래 환자 진료는 차이 없게 보고 있지만, 환자의 중증도가 점점 높아져 외상 환자나 중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장에서 일하고 계신 의료진들 모두 점차 소진돼 가고 있어 이 상황이 오래 간다면 이렇게만 운영하기는 참 어렵지 않겠나 하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전공의들 향해 “의사라는 직업은 국가로부터 독점적인 권한을 부여받은, 그래서 국가적 책무성을 다할 때 의미가 있는 면허다. 그런 무게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다시 한번 겸허하게 우리 스스로를 돌아봤으면 좋겠다. 환자를 등지지 말고 눈을 마주보면서 문제를 풀어나가 달라”고 재차 복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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