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인 1명인데 웬 합동이냐"…세종시 이해찬 분향소 이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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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분향소가 설치된 가운데 분향소 등 용어 사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세종시가 분향소 이름을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 합동분향소’로 정했기 때문이다.
세종시청 1층 로비에 고 이해찬 전 총리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김방현 기자
세종시청에 합동분향소 설치
28일 세종시와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 등에 따르면 세종시는 지난 27일 세종시청 1층 로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객을 맞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여는 합동분향소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조문객을 맞는다.
그런데 합동분향소(合同焚香所)는 둘 이상 사망자의 죽음을 함께 애도하는 분향소(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를 말한다. 즉 세월호·이태원 참사 발생 당시처럼 여러 희생자를 한꺼번에 추모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세종시 관계자는 “이해찬 전 총리는 세종시 탄생과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신 분”이라며 “세종시 차원에서 추모하는 게 도리라고 판단해 분향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분향소를 한 곳에 설치하는 게 적절하다고 보고 민주평통·민주당 등과 협의해 접근성이 좋은 세종시청에 만들고, 민주당과 공동 운영한다는 차원에서 합동분향소로 부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합동분향소 설치비 1000여만원은 세종시가 부담하고, 조문객은 주로 민주당 인사가 맞고 있다고 한다.

제주시의회 1층에 고 이해찬 전 총리 분향소가 설치됐다. 최충일 기자
이에 대해 권율정 전 국립대전현충원장은 “합동분향소란 말은 돌아가신 분(英顯) 중심의 용어”라며 “조문을 단체로 하는 ‘합동조문’과 분향소 이름을 '합동분향소'로 정하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라고 전했다. 세종시청 합동분향소에는 설치 첫날인 지난 27일 400여명이 조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지역 국회의원과 세종시의원 등이 보낸 근조기와 화환 등 20여개가 놓여있다.
민주당 충북도당에 고 이해찬 전 총리 분향소가 설치됐다. 사진 민주당 세종시당
다른 곳은 시민 분향소 등으로 불러
반면 다른 자치단체나 민주당 시도당은 이해찬 전 총리 분향소 이름을 ‘분향소’ 또는 ‘시민분향소’ 등으로 부른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도 도의회 의사당 1층 로비에 분향소를 공동으로 설치했다. 이 분향소는 지난 27일부터 31일까지 운영된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도 지난 27일 분향소가 설치됐다. ‘시민분향소’라 부르는 이곳에는 이은권 국민의힘 대전시당 위원장 등 일부 야권 인사도 조문했다. 이 위원장은 “정치적 의견이 다르더라도 죽음 앞에서는 고인을 기리는 것이 사람으로 해야 할 도리”라고 말했다. 민주당 충북도당도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소재 도당 당사 대회의실에 이 전 총리 분향소를 만들었다. 충북도당은 이 분향소를 오는 31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운영한다.
고준일 전 세종시의회의장이 플래카드를 설치했다. 사진 독자
'영면' 단어 사용 논란도
이런 가운데 일부 정치권 인사가 사용하는 ‘영면’이란 단어를 놓고도 적절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으로 세종시장 출마를 희망하는 고준일 전 세종시의회의장은 ‘민주주의의 큰 별, 이해찬 전 총리님의 영면을 기원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영원히 잠든다’란 뜻을 가진 영면(永眠)은 '사람의 죽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에 ‘영면’은 ‘고인이 영면에 드셨습니다’ 등으로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이와 관련, 국립국어원이 운영하는 국어 상담 사이트인 '온라인가나다'에서는 "'영면'을 그대로 쓰기보다는 수식어를 넣어 '편안한 영면을 기원합니다',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기원합니다' 정도로 표현하시길 권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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