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여성 의원에 엑스터시 탄 술 건넨 프랑스 전 의원, 징역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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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법원 재판에 출석한 조엘 게리오 전 상원의원(왼쪽)과 상드린 조소 하원의원. AFP=연합뉴스

프랑스에서 전직 상원의원이 현역 시절 여성 의원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집으로 초대한 뒤 엑스터시를 탄 술을 먹인 혐의로 27일(현지시간)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법원은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조엘 게리오(68) 전 상원의원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 가운데 18개월은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다.

게리오는 현역 상원의원이던 2023년 11월 14일 저녁 범여권 중도정당 ‘민주운동(MoDem)’ 소속 상드린 조소(50) 하원의원을 파리 시내 부촌에 있는 자택으로 초대해 샴페인이 든 술잔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술을 마신 조소 의원은 약 20분 뒤 식은땀이 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등 이상 증세를 느꼈다.

조소 의원은 현장을 벗어나기로 결심하고 불편한 기색을 감춘 채 자리를 떠나 밤 10시쯤 국회의사당에 도착해 응급조치를 받았다. 이후 병원에서 실시한 혈액·소변 검사에서 엑스터시로 불리는 ‘3,4-메틸렌디옥시메스암페타민(MMDA)’이 검출됐다. 해당 물질은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향정신성 의약품이다.

조소 의원은 곧바로 게리오 의원을 수사 당국에 고소했다. 수사당국은 게리오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엑스터시 한 봉지를 발견해 증거물로 확보했으며,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사건 이틀 뒤 그를 구속했다.

재판 과정에서 게리오는 엑스터시를 탄 술을 건넨 것은 “바보 같은 사고”였으며 고의가 아니고 성폭행할 목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게리오는 공황장애를 진정시키기 위해 마시려던 샴페인에 엑스터시를 타 두었다가 마음을 바꿔 찬장에 넣어두었고, 사건 당일 이를 실수로 건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 담당 검사는 게리오가 조소 의원을 성폭행할 의도로 술잔을 건넨 것이 명백하다며 “지갑 훔치려고 그랬겠느냐”고 반문했다. 두 사람은 사건 발생 약 10년 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친분이 깊은 사이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소 의원은 법정에서 당시 상황을 회고하며 게리오가 여러 차례 건배를 제의하고 거실 조명의 밝기를 반복적으로 조절했으며, 주방 조리대 아래 서랍에 흰색 물질이 든 작은 비닐봉지를 넣는 모습을 봤다고 진술했다. 그는 샴페인이 유난히 달고 끈적하게 느껴져 “샴페인이 상한 건가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다시 건배하자고 제안했다. 기묘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소 의원은 이후 인터뷰에서 조명을 조작하는 행위가 약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법이라는 설명을 의사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들이 제게 ‘당신 같은 사람들이 매일 하루에 세 번씩 온다’고 했다. 누가 오는지 물으니 모든 연령대,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었다”며 “배신은 가까운 사람에게서도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고 직후 조소 의원은 “엄청나게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게리오 측 변호인들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뜻을 밝혔다.

한편 게리오는 구속 이후 소속 중도우파 정당 ‘오리종’에서 제명됐으며, 지난해 10월 상원의원직을 사임했다.

조소 의원은 사건 이후 6개월간 휴직하며 치료를 받았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치아 4개를 발치하고 악몽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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