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지구 종말 시계’ 자정 85초 전…“핵 위협에 AI 확산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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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학자연맹(FAS)의 글로벌 리스크 담당 이사인 존 울프스탈, 초당적 생물방어위원회 사무총장인 아샤 조지, 그리고 메릴랜드 대학교 공공정책학과 교수이자 전 학장인 스티브 페터가 2026년 1월 2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핵 재앙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종말 시계'의 분침 위치를 공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구 멸망까지 남은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 종말 시계’(Doomsday Clock)가 역사상 가장 종말에 가까운 시점을 가리켰다.

미국 핵과학자회(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BSA)는 28일(현지시간) 지구 종말 시계의 시간을 자정 85초 전으로 앞당겼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자정 89초 전)보다 4초 더 가까워진 것으로, 시계가 도입된 1947년 이후 가장 자정에 근접한 기록이다.

지구 종말 시계에서 자정은 인류 문명이 회복 불가능한 파국에 이르는 시점을 의미한다. 초침이 자정에 가까워질수록 핵전쟁, 기후 변화, 신기술 오남용 등 인류가 직면한 위협이 심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핵과학자회는 이번 조정의 주요 요인으로 핵무기 사용 위험과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의 무분별한 확산을 지목했다. 핵과학자회 과학·안보위원회 의장인 대니얼 홀츠 시카고대 교수는 “규제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AI 도구 사용이 급증하며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이 국제사회가 핵위협, 기후 변화 등 전 지구적 위험에 공동 대응하는 노력을 약화시키고, 재난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홀츠 교수는 또 “오랜 시간 구축해온 국제적 합의 체계가 붕괴되고, 강대국 간 승자독식식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세계가 ‘우리 대 그들’이라는 제로섬 구도로 분열될수록 모두가 패배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지구 종말 시계’는 1947년 핵무기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처음 도입됐으며, 당시에는 자정까지 7분이 남아 있었다. 이후 소련의 첫 핵실험이 이뤄진 1949년에는 자정 3분 전으로 크게 앞당겨졌다.

인류가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된 시점은 미국과 소련이 전략핵무기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조약(START)을 체결한 1991년으로, 당시 시계는 자정 17분 전을 가리켰다.

최근에는 위협 요인이 복합적으로 겹치며 시계가 빠르게 앞당겨졌다. 2020년 이후 100초 전으로 유지되던 시계는 2023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핵무기 사용 우려가 커지면서 90초 전으로 조정됐고, 올해 다시 85초 전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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