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채용비리’ 함영주 하나금융회장 무죄 취지 파기환송
-
7회 연결
본문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을 위한 금융기관간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나은행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함 회장이 인사부장과 짜고 채용비리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는 29일 채용비리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된 함 회장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 부분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상고를 기각해 유죄가 확정됐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인 2015~2016년 공채 당시 인사부장과 공모해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합숙면접 전형 등에서 지인들로부터 추천받은 지원자들을 불합격권인데도 합격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로 2018년 6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를 통해 다음 단계 면접관들의 면접 업무와 하나은행의 신입직원 채용업무를 방해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었다. 또 같은 시기 신입직원 채용에서 인사부에 남녀 비율을 4:1로 정해 차별해 채용한 혐의도 있다.
함 회장은 1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1심은 “특정 지원자에 대한 추천을 전달했지만, 합격할 수 있도록 표현하거나 위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2심에선 일부 유죄로 뒤집혔다. 업무방해 혐의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2심은 “2016년 합숙 면접 합격자 선정과 관련해 부정합격에 개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인 추천자들 합격지시와 관련한) 업무방해 부분은 함 회장이 인사부장과 공모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원심이 들고있는 간접 사실들만으로는 채용 담당자들의 증언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큼 우월한 증명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 판단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업무방해 혐의를 2심이 합리적인 사정 변경 없이 유죄로 뒤집었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1심과 2심 증인으로 나온 사건 당시 인사부 채용담당자들이 일관되게 함 회장으로부터 합격기준에 미달하는 지원자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받은 사실이 없고, 함 회장에 대한 인사부장의 보고 전후 합격자의 변동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원심은 함 회장 지시로 추가 합격자를 넣기 위한 ‘추가사정회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단했지만 채용 담당자들이 그런 회의가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선고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대법원은 업무방해죄 핵심인 함 회장과 인사부장과의 공모관계 성립 여부를 살펴보면서 전날 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우인성)가 김건희 여사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무죄를 선고할 때 제시한 것과 같은 법리를 판단 기준으로 내세웠다. 공범 성립 여부는 각자의 지위와 역할 등이 증명돼야 하고, 입증되지 않는다면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는 대법 판단이다(2022도5112). 재판부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능성을 인식했을 지라도 시세조종 세력과 역할 배분 등을 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번 선고 결과로 하나금융은 비상경영승계 절차를 밟을 위기에서 벗어났다. 함 회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2028년 3월까지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상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야 임원 자격이 상실된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은 벌금형이라 회장직 유지와는 관련이 없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