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네수엘라될 것" 트럼프 경고·환율 비상에도…이란, 보복 다짐

본문

시위는 소강 국면이지만 이란의 벼랑 끝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파탄 난 경제는 더욱 수렁으로 빠져들었고, 미국은 당장에라도 쳐들어올 기세다. 이란은 그럼에도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렸다"면서 대미 강경 투쟁 노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중동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btad875b1f82efc24f6e7f91b11caf37c5.jpg

21일(현지시간) 인도양에서 작전 중인 링컨함 갑판에서 EA-18G 그라울러가 정비되고 있다. AP=연합뉴스

美, 보복 공격 대비…이란 타격 기정사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타격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26일 항공모함 링컨함과 구축함 3척의 중동 배치가 공식 확인됐다. 이밖에도 다양한 병력이 이란 인근에 집결한 정황이 포착됐다. BBC는 “미 F-15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등이 중동에 도착했다"며 "드론과 P-8 포세이돈 정찰기가 이란 영공 근처에서 활동하는 모습도 항공기 추적 사이트에 나타났다"고 전했다.

25일 촬영된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 위성사진에선 미국이 새로운 구조물을 외곽에 세우고 방공망을 늘리고 있었다. BBC는 "이란 인근에 도착한 미 수송기 일부가 추가적인 방공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6월 미군이 '미드나잇 해머'란 작전명을 내세우며 포르도 등 이란 내 핵시설을 공습하자 이란은 알우데이드 기지를 겨냥한 미사일 공격로 보복했다. 이번 알우데이드 기지 시설 강화가 이란이 향후 벌일 보복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bt37d110b5e89a5cea36da2502be92fb92.jpg

미 항모 링컨함과 B-52 전략폭격기가 2019년 6월 아라비아해에서 훈련을 실시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이는 곧 미국의 이란 타격이 기정사실로 다가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란 당국이 미국의 공격이 있을 경우 미사일 보복을 하겠다는 경고를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선박·항공기 추적 전문가인 스테판 왓킨스는 "지난해 미드나잇 해머 작전 당시 미군이 동원했던 RC-135, E-11A, E-3G 등 조기경보 및 정찰 자산들이 속속 중동에 도착하고 있다"며 "타격이 머지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BBC에 말했다. 매튜 사빌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군사과학 이사는 "현재의 전력 태세로 볼 때 미국은 가장 깊숙이 매설된 시설을 제외하고는 이란 내 거의 모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베네수엘라 때와 마찬가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체포 작전 사례가 이란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거대한 함대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 이 함대는 강력한 힘과 열정, 목적을 지니고 신속하게 이동 중"이라며 "위대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을 필두로 한 함대는 베네수엘라에 보냈던 것보다 더 큰 규모"라고 적었다. 이어 "베네수엘라와 마찬가지로 함대는 필요하다면 신속하고 폭력적으로 임무를 즉각 수행할 수 있으며 준비돼 있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핵무기 협상을 종용하는 메시지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히 협상 테이블로 나와 공정하고 공평한 '핵무기 금지' 합의를 협상하기 바란다"며 "시간이 다 돼간다. 이란을 대규모로 파괴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의 다음 공격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란 "즉각·강력 대응할 것"

하지만 이란은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쳤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우리의 용감한 군대는 사랑하는 우리의 육지, 영공, 해상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도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린 채로"라고 적었다.

bt52fd5ffb17b6b95896a0a12e22faf6f6.jpg

F/A-18E슈퍼호넷 전투기가 21일(현지시간) 인도양에서 작전 중인 링컨함에 착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주유엔 이란 대표부도 "이란은 상호 존중과 이해관계에 기반을 둔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만 압박을 받는다면 전례 없이 스스로를 방어하고 대응할 것"이라며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 잘못 발을 들였던 지난날 7조 달러(약 1경 510조원)가 넘는 돈을 낭비했고 7000명 이상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경고했다.

"경제 붕괴 직전, 시위 재점화할 것"

하지만 심각한 경제난은 이란 당국엔 불안요소다. 유혈 강경 진압으로 잠잠해졌던 시위가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 정권은 지금 가장 취약한 상태”라며 “시위대의 핵심적인 불만인 경제가 붕괴 직전이라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란 리알화 가치는 끝없이 폭락하고 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현지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리알화값은 사상 처음으로 160만 리알까지 떨어졌다(환율은 상승). 전날 최초로 150만 리알로 하락한 지 하루 만이다. 지난해 말 시위가 본격화했을 때만 해도 환율은 달러당 142만 리알 수준이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9,980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