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문 정부 때 좌초된 용산·태릉 또 꺼내…주민 설득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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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9일 발표한 수도권 6만 가구 공급 청사진의 성패 관건으론 실행력과 속도가 꼽힌다.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했다가 결국 무산된 지역들이 이번 발표에 대거 포함된 데다, 실제 내년 착공으로 못 박은 지역은 부지 6곳의 2694가구에 불과해서다.
이번에 나온 부지 중 대규모 공급지 상당수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8·4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 나온 부지들과 겹친다. 당시 문재인 정부도 국공유지, 유휴부지를 활용해 수도권 24곳에 주택 3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한 곳(마곡 미매각 부지)을 빼고 모두 무산됐다.
이번 발표에서 공급 규모가 가장 큰 용산국제업무지구(1만 가구)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용도 상향 등을 통해 복합 개발하겠다며 1만 가구 착공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국제업무지구의 성격을 강조하는 서울시와의 이견과 당시 공공 주도 개발에 대한 지역 주민 반발 등을 이유로 진전이 없었다.
김영옥 기자
일단 재추진이 공표됐지만, 아직 서울시와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이 난관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서울시와의 이견이 있는 점도 있고 또 협의 과정에 있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는 점에 대한 주민 반발도 예상된다. 국내 두 번째로 큰 단지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면적 34만6570㎡)보다도 큰 규모를 국제업무지구(47만㎡)에 넣겠다는 것이어서다. 정부는 “용적률을 상향하겠다”고 했지만 상당한 면적이 주택단지로 쓰이는 게 불가피하다. 68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태릉체력단련장(CC)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는 이곳에 1만 가구 착공을 추진했으나 주민 반대로 흐지부지됐었다. 아울러 최근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을 둘러싼 정부의 반대 논리(세계문화유산 보존)와 상충하는 점도 새 걸림돌이다. 태릉 역시 인근에 세계문화유산인 태릉과 강릉이 있기 때문이다.
2500가구 주택 공급이 추진되는 용산 캠프킴 역시 문재인 정부 정책(당시 3100호)에 이은 재등장이다. 그동안 개발 방향에 대한 부처 간 이견, 토지 오염 정화작업 등으로 사업이 표류했다.
이 밖에 서울 강남구 서울의료원도 문재인 정부(3000가구)와 이재명 정부(518가구)가 겹치고, 중랑구 면목행정타운도 각각 1000가구, 712가구로 중복된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6만 가구 중 최소 2만530가구(34%)가 문재인 정부 정책에서 발표된 지역인 셈이다. 서울로만 따지면 3만2000가구 공급 규모 중 64%가 넘는다.
정근영 디자이너
아울러 정부가 “최대한 속도감 있게 추진해 2027년부터 주택을 착공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2027년 착공을 못 박은 지역은 6곳(2694가구)에 불과한 점도 한계다. 강서구 군 부지(918가구), 중랑구 면목행정복합타운(712가구), 영등포구 양육친화주택(380가구), 금천구 남부여성발전센터(200가구), 용산구 도시재생혁신지구(324가구), 송파구 방이동복합청사(160가구)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당장 착공되더라도 입주까지는 5~7년 더 걸리는데, 아직 착공 계획이나 지자체와의 협의가 마무리된 것 같지 않아 우려스럽다”며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속도감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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