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우리는 여기에"... 월드컵 베이스캠프 선택한 이유 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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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월드컵 당시 한국의 베이스캠프였던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 사진은 베이스캠프에서 훈련 중인 한국 선수들.김현동 기자
동선이냐, 적응이냐, 안전이냐.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국들이 하나둘 대회 기간 거점으로 삼을 베이스캠프 지역을 확정하고 있다. 48개국 중 가장 먼저 확정한 나라는 독일. 지난해 말 조 추첨식 직후 조용하고 안전한 점을 높이 사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세일럼을 선택했다. 한국도 비교적 일찍 선택한 편이다. 이달 초 멕시코의 고지대인 과달라하라를 베이스캠프지로 정했다. 과달라하라는 한국의 조별리그 1, 2차전이 열리는 곳이라는 점에서 적응에 초점을 맞췄다. 콜롬비아도 한국과 같은 과달라하라를 선택했다.
공동 개최국 중 미국과 멕시코는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를 베이스캠프로 활용한다. 미국은 최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새 트레이닝센터를 만들었다. 27개 팀이 동시에 훈련할 수 있는 규모다. 멕시코는 수도 멕시코시티의 기존 대표팀 트레이닝센터를 쓴다. 이 센터는 해발 2600m에 있다. 해발 1500m 안팎인 과달라하라보다 1000m 이상 고지대다. 별도 트레이닝센터가 없는 캐나다는 조별예선이 열릴 밴쿠버와 토론토를 듀얼 베이스캠프로 정했다. 개최국은 모두 동선과 적응을 동시에 고려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 북중미월드컵 베이스캠프 후보지로 정한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의 훈련 시설. [사진 FIFA]
북미 대륙 전체에 산재한 경기장을 옮겨 다녀야 해 이동 거리가 만만치 않다 보니 아무래도 동선을 염두에 두고 베이스캠프를 정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미국 보스턴을 선택한 프랑스, 워싱턴DC 인근인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를 고른 크로아티아,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둥지를 트는 스페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조별예선을 주로 미국 동부 지역에서 치른다. 당초 필라델피아를 베이스캠프 후보지로 고려했던 일본은 최근 테네시주 내슈빌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경기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치르는 만큼 동선을 고려한 결정으로 분석됐다. 모로코가 애틀랜타, 이집트가 필라델피아를, 오스트리아가 로스앤젤레스를 선택하거나 우선 검토하는 것도 동선이 최우선 고려 요소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 북중미월드컵 베이스캠프 후보지로 정한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훈련 시설. [사진 FIFA]
미국 중앙에 위치한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인기가 치솟는 점도 눈에 띈다. 동서남북 어느 쪽으로 가도 동선상 이점이 있는 도시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 잉글랜드 등이 캔자스시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선택이 겹칠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은 조 추첨 당시 상위 포트 팀-해당 도시에서 경기가 많은 팀-베이스캠프와 경기장 간 동선이 짧은 팀-FIFA 랭킹 상위 팀의 기준으로 배정할 계획이다. 동선을 중시하는 팀은 대부분 조별리그보다는 32강전 이후 토너먼트를 신경 쓰는 경우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 북중미월드컵 베이스캠프 후보지로 정한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훈련 시설. [사진 FIFA]
대회 기간이 긴 만큼 선수들의 심리적 신체적 안정을 위해 자국과 비슷한 기후나 환경의 지역을 선택하는 나라도 많다. 브라질, 그리고 한국과 같은 조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그런 경우다.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는 고온 다습한 댈러스를, 남아공은 휴스턴을 베이스캠프 후보로 검토 중이다. 자국과 비슷한 날씨의 지역을 선택한 경우다. 월드컵 첫 출전국인 퀴라소가 플로리다주 보카라톤을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남아공의 경우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는 일정도 일정 부분 고려한 선택이다.
외신은 이번 대회 참가국들이 베이스캠프로 미국프로축구(MLS)나 미국프로풋볼(NFL) 홈구장보다는 대학교나 명문 사립학교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기숙사와 식당, 훈련장이 한 곳에 모여 있어 외부와 차단된 점, 프로팀 시설은 경기 전 공식 훈련장으로 지정된 경우가 많은 점 등을 그 배경으로 분석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한국의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로모노소프 스파르탁 스타디움. 사진은 훈련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는 축구대표팀. [연합뉴스]
한편, 최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총격 사건 및 강경 단속에 따른 참가국의 우려도 커진 분위기다. 대회 기간 베이스캠프를 찾을 자국 팬의 안전을 우려해서다. LA타임스는 지난달 30일 “참가국, 특히 유럽 국가들이 미국 내 베이스캠프를 정할 때 치안과 정치적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보도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참가국의 베이스캠프와 경기장 주변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역설적으로 이로 인해 유색인종 팬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혜수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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