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김정관 빈손 귀국…오해 풀었다지만 관세인상 절차는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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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 둘째)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경고에 대응해 한국 정부가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벌인 ‘총력전’이 일단 가시적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정부는 불필요한 오해가 해소됐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관세 인상을 위한 행정 절차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 말 가까스로 타결됐던 한·미 관세 협상이 다시 불확실성 국면에 접어들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9~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두 차례 회동한 뒤 31일 귀국했다. 김 장관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필요한 오해는 해소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있지만, 관세 인상 조치는 이미 시작됐다”며 “(미 측이) 관보 게재를 준비하고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김 장관도 한국에서 러트닉 장관 등과 화상회의를 통해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번 주 초까지 미국에 머무르며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만나 통상 현안을 협의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통화에서 “한국 정부 역시 한·미 관세 협상 합의 내용을 이행할 의지가 있다는 걸 적극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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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국회에 발의돼 있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시점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2월 말~3월 초에 (본회의 처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판단하며, 가급적 그 일정을 지킬 수 있게 하겠다”며 “국회가 대미투자특별법 관련한 (정해진 처리) 일정을 따라가면 (한·미 간 협상도) 정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도 “특별법이 통과돼야 공식적인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라며 “아직 그런 게 안 되는 상황에 대해 미국 측에서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국면이 일단락되더라도 관세 리스크가 재발할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수시로 관세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최근 그린란드 분쟁과 연계해 유럽 8개국에 10% 관세 부과 카드를 꺼냈다 철회했고, 캐나다에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 등을 이유로 관세 100% 부과를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이 교역 상대국에 부과하는 관세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친절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미 투자 집행 과정 역시 난관이 예고돼 있다. 한국은 고환율 등을 이유로 속도 조절을 원하고 있지만,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빠른 성과가 우선이다. 투자처 선정도 어디까지나 양국 간 ‘협의’이지 ‘합의’ 사항은 아니다. 한국의 의지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에 참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냈지만, 한국은 상업적 합리성을 이유로 선을 긋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투자 여력이 있는 일본과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며 “투자 업종 선정이나 집행 속도를 이유로 미국 측의 유사한 압박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관세 분야에서 돌출된 한·미 간 파열음을 관리하는 것도 숙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관세 협상 합의에 도달한 다양한 국가 중 한국에 유독 관세 인상 압력이 표출된 건 결코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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