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뭐든 띄우면 '배' 되는 시대 끝났다
-
15회 연결
본문
Global Money Club
올해 미국 주식시장의 게임의 법칙이 바뀔 조짐입니다. 지난 몇 년이 ‘화려한 미래’를 바탕 삼아 주가가 오르는 꿈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그 기술을 얼마나 빨리 ‘달러(현금)’로 바꿀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검증의 시대입니다.
글로벌머니클럽(Global Money Club)은 블룸버그가 단독 인터뷰한 월가의 ‘큰 손’ 4인의 목소리를 분석했습니다. ‘월가의 상징’인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서학개미의 구도자’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 그리고 기술주 분석의 대가 댄 나일스 나일스인베스트먼트 대표입니다. 투자 계기판에 새길만한 이들의 새로운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네 사람은 “이제 시장은 그 성장이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되는지를 묻고 있다”는 공통된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김주원 기자
규제 빗장 풀려…투자 감행할 준비
올해 시장을 관통하는 첫 번째 키워드는 ‘규제 해제(Unleashed)’입니다.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까다로운 규제 환경이 끝나고,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규제 강도가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가 역사상 최고의 인수합병(M&A) 및 자본시장 활동이 일어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기업들이 쌓아둔 현금을 풀기 시작했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기술주, 특히 AI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엇갈립니다.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는 지금을 “철도나 인터넷 혁명을 뛰어넘는 기술 혁명기”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로봇공학, 에너지저장, 블록체인 등 5가지 플랫폼이 융합하며 생산성을 폭발시킬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그의 전망은 파격적입니다. “우리는 이 붐이 GDP의 12% 수준까지 투자를 끌어올릴 것으로 봅니다. 2020년대 말까지 실질 GDP 성장률은 연평균 7%를 넘어설 것입니다.” 지난 125년간의 연평균 성장률(3%)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나일스 대표의 시각은 냉정합니다. 그는 “AI와 관련된 모든 주식이 승자가 될 수는 없다”고 단언합니다. 그의 기준은 단 하나, “그래서 어떻게 수익화(Monetize)할 것인가?”입니다. 그러면서 희비가 엇갈릴 기업을 구체적으로 지목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알파벳(구글), 아마존은 이미 거대한 클라우드 비즈니스가 있어 AI를 즉시 팔 수 있습니다. 메타는 다릅니다.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해야 하고, 기존의 광고 비즈니스와 싸워야 합니다.”
낙관론 뒤에는 구조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지정학적 위기와 미국의 부채 문제를 “움직이는 지각판”에 비유했습니다. 당장 내일 터지진 않더라도, 언젠가는 충돌할 수밖에 없는 거대한 위험이라는 뜻입니다.
그는 특히 국가 안보를 새로운 투자의 축으로 제시했습니다. “우리는 안보와 관련된 필수 자원(희토류, 제약 원료, 군사 장비 등)을 적대국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향후 10년간 이 분야에 1조50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반도체·방산·에너지 자립과 관련된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임을 시사합니다.
다이먼의 경고 “지각판이 움직인다”
네 거물의 인터뷰를 종합하면, 올해 투자의 승패를 가를 세 가지 핵심 포인트가 도출됩니다. 첫째, 실적이 왕이다. 나일스 대표는 “오라클이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했던 것처럼, 성장 스토리만 있고 숫자가 없는 기업은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테슬라 역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일론 머스크의 비전만으로는 주가를 방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둘째, 크레딧(신용) 리스크를 조심하라. 나일스 대표는 현재 사모 신용(Private Credit)과 일본 국채에 숏(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금리 변동성과 데이터센터 자금 조달 실패가 겹칠 경우 주식 시장보다 채권 및 신용 시장에서 먼저 균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셋째, 규제 완화 수혜주를 찾아라. 솔로몬 CEO와 다이먼 회장 모두 규제 완화가 기업 활동을 촉진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특히 현금을 많이 보유한 대형 기업들이 중소형 기술 기업이나 바이오 기업을 쇼핑하는 ‘M&A의 시대’가 도래할 전망입니다.
올해는 모든 배가 떠오르는 밀물 장세가 아닙니다. 튼튼한 엔진(실적)과 나침반(수익화 모델)을 가진 배만이 이 거대한 파도를 타고 순항할 것입니다.
◆글로벌머니클럽=중앙일보가 블룸버그와 함께 만드는 미국 주식 정보 플랫폼입니다. 매주 월가의 시각을 담아낸 글로벌 마켓 뉴스를 엄선해 선보입니다. 한국투자증권·하나증권·유진투자증권 MTS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