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단독]"떠나보니 알겠더라"…16세에 은퇴했던 美피겨퀸의 깨달음 [2026 동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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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사 리우는 은퇴 후 복귀하는 과정을 거치며 피겨를 포함한 자신의 인생을 더 크고 넓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중앙일보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지난 31일 미국 피겨스케이팅의 알리사 리우(20)와 서면으로 단독 인터뷰했다. 리우는 밀라노 올림픽에서 코너 맥데이비드(아이스하키), 조던 스톨츠(스피드스케이팅)와 더불어 최고 스타로 꼽힌다.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가 스튜디오 전면에 그의 사진을 내건 것만 보아도 그를 향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2022년 번아웃으로 돌연 은퇴하더니 2년 후 복귀해 세계선수권과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고, 올림픽 유력한 금메달 후보가 됐다. 과거의 알리사 리우가 빈틈없는 기교로 난곡을 정복하던 신동이었다면, 지금은 수십 년의 세월을 건너온 거장 피아니스트를 연상시킨다. 리우에게는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을까.

16세에 링크를 떠날 때와 지금, 어떻게 달라졌나.
“어렸을 때는 피겨스케이팅이 내 삶의 전부였다. 때론 주변의 기대에 이끌려 뛰고 있다고 느꼈다. 멀어진 후에야 피겨가 내게 진정 어떤 의미인지 파악할 여유가 생겼다. 스케이팅은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의무’가 아닌 ‘의미 있는 표현의 장’이자 나의 예술이다. 기술보다 깊이와 솔직함, 그리고 감정적인 연결에 더 집중한다. 삶을 스케이팅에 맞추는 게 아니라, 스케이팅을 내 삶에 맞추고 있다. 변화 덕분에 연기는 선명해졌고 성취감과 존재감이 확실해졌다.”
은퇴 후의 시간이 어떤 변화를 주었나.
“나 자신을 최우선에 둘 수 있어 시간이 없어 포기했던 것들을 경험할 자유를 얻었다. 처음으로 스키를 타보기도 했는데, 역설적이게도 이를 통해 내가 스케이팅이 주는 아드레날린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깨달았다. 동생들을 태우고 드라이브를 가거나 UCLA 심리학과에 진학해 대학 생활을 하는 일상적인 순간도 소중했다. 덕분에 선수가 아닌 학생 리우로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갈망하던 독립심을 키울 수 있었다. 무용 수업을 들으며 음악이 나의 표현 방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악하는 과정도 좋았다. 그러다 문득 ‘이게 바로 피겨스케이팅이잖아?’라는 생각이 들더라. 피겨만 했더라면 절대 불가능했을 일이다. 쉬는 동안 성장했고 세상 밖에서 관점과 자신감을 얻었다.”
한국의 유영·이해인 선수가 당신을 보며 큰 용기를 얻었다고 하더라.
“훌륭한 선수들이 보내주는 지지는 큰 의미다. 나의 여정이 용기를 주었다니 감동적이고, 내 결정이 옳았다는 증거처럼 느껴진다. 한국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음악을 공유하며 수다를 떨고 식사하며 웃는 사이 언어를 초월하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16세의 첫 올림픽과 지금 올림픽의 목표는 어떻게 다른가.
“무대에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매 순간을 겨우 버텨내고 스스로를 심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내가 성장한 만큼 나의 스케이팅도 성장했다. 이전보다 명확한 의도와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한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연기를 전하는 게 목표다. 메달을 떠나 ‘성장이 반드시 하나의 길 위에만 있을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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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삼성 갤럭시 멤버인 미국 피겨스케이팅 스타 알리사 리우. 사진 삼성전자

‘팀 삼성 갤럭시’에 선정된 소감은?
“나는 ‘개방성’과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삼성의 가치에 공감한다. 선수들은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팬들과 깊이 소통해야 한다. 삼성의 기술은 그런 순간들을 포착해 세상과 공유하도록 도와준다. 훈련에서도 ‘갤럭시 Z 플립7’으로 영상을 분석하고 웨어러블 기기로 건강 데이터를 체크한다. 하지만 가장 의미 있는 건 스마트폰이 기쁨과 슬픔, 좌절과 고통의 모든 순간을 가감 없이 팬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연결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ITZY의 ‘LOCO’에 맞춘 갈라 공연이 한국에서 화제였다.
“정말 신나는 노래라 골랐다. 나는 K팝을 사랑한다! 베이징에서 치열한 경기를 마친 후 자유롭게 순간을 즐기고 싶었는데, ‘LOCO’의 에너지가 당시 내 기분과 완벽히 일치했다.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ITZY, 뉴진스, 아이브(IVE) 등이 있다.”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꾸준히 지지해준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선수 생활을 중단했을 때도 한국 팬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신을 보면 ‘포기하는 자는 이기지 못한다’는 격언은 수정돼야 할 것 같다.
“내가 가졌던 휴식이 ‘포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로는 더 큰 성장을 위해 잠시 멈추는 것이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되기도 하며, 승리가 반드시 메달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알리사 리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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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클로비스
가족: 중국인 아버지, 5남매 중 장녀
체격: 1m58㎝
대학: UCLA 심리학
특이사항: 2022년 은퇴 후 2024년 복귀
주요 성적: 그랑프리 파이널(2025~2026) 금메달, 세계선수권 금메달(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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