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사로에 차 댔다" 여행 전 기진맥진…인천공항 2T 주차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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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단기주차장 3층의 안내판에 만차 상황을 알리고 있다. 이영근 기자

“휴…주차하는 데만 40분이 걸렸네요.”
지난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 여객터미널 단기주차장. 운전석에 앉은 직장인 박용철(45)씨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가족이 중국 길림성 창춘(長春) 여행에서 돌아와 마중 나왔는데, 주차장을 수십 차례 돌고 나서야 겨우 주차했다고 했다. 박씨는 “하도 빈자리가 안 보여 그냥 갓길에 대려고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제2 여객터미널 단기주차장은 총 5535대를 수용할 수 있다. 작지 않은 주차 공간인데도 이날 오후 3시가 되자 만차를 넘어 포화도 112%를 기록했다. 3460대를 댈 수 있는 장기승용주차장도 포화도 117%로 빈자리가 전혀 없었다. 결국 단기주차장 갓길에는 차량이 길게 늘어섰고, 위층으로 이어지는 경사로에도 20여대가 켜켜이 주차돼 있었다. 불법은 아니지만 접촉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갓길에 승합차를 세운 60대 박모씨는 “도무지 자리가 없어 주차대행을 신청했다”고 했다. 경사로에 승용차를 댄 한 남성도 “비행기 탑승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빈자리가 하나도 없더라”며 서둘러 터미널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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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단기주차장 경사로에 차량이 주차돼 있다. 이영근 기자

2월 둘째주부터 시작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인천공항 2 터미널 주차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에선 지난달 14일 아시아나항공의 체크인카운터(탑승수속대)와 라운지, 관련 인력이 2터미널로 이동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2터미널 단기주차장 혼잡도는 지난달 13일 82.1%에서 이튿날 94.7%로 증가했다. 이후 15~18일 나흘간은 100%를 넘었다. 40~50%대에 머물렀던 장기주차장 혼잡도도 14일에 60%로 올랐다.

2터미널 현장 관계자는 “피크시간대 혼잡도가 높아진 것은 맞지만 보통 10~20분 내로 주차 공간을 찾을 수 있다”면서도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구체적인 문제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 연휴는 가족 단위 여행객 비중이 높은 만큼 ‘주차 대란’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 짐을 동반한 3~4인 이상 가족 여행객은 공항 이동 시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1월 24일~2월 2일) 10일간 총 214만1000명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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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제2터미널 이전 등으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단기 주차장의 주차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단기 주차장 모습.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우선 장기·임시주차장을 연결하는 셔틀버스 운행을 확대해 불편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설 연휴에는 제2합동청사나 인근 리조트 등 공항 주변에 주차한 뒤 셔틀버스로 이동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주차장 확대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주차 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은 하루 최대 9000원인 반면, 공항 리무진버스 요금은 1만7000~1만8000원 수준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주차 요금은 해외 주요 공항과 비교해 상당히 저렴한 편”이라며 “요금 조정을 통해 수요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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