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금거래 플랫폼 2조원대 지불 위기…피해자 시위에 당국 신속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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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중국 최대 금은유통시장인 선전시 수이베이의 제워루이 본점 앞에서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는 피해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제관찰보 캡처
지난달 말 중국 선전(深圳)시의 회원 15만명 금 거래 플랫폼인 제워루이(杰我睿)가 지급 위기에 처했다. 2조 원대 이상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선전 본사로 몰려가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며 시위에 들어갔다. 현지에서는 경찰이 진화에 나섰고, 당국의 전문대응팀이 수습 공지문을 발표하며 파문의 확산을 막고 있다. 여기에 1월 30일 국제 금값의 폭락이 겹치면서 향후 제워루이 사태의 추이가 주목된다.
지난달 26일 중국의 경제 탐사 주간지 경제관찰보 기자는 중국 최대의 황금집산지로 불리는 선전시 뤄후(羅湖)구 수이베이(水貝) 귀금속 시장을 찾았다. 이미 지난달 20일 전후부터 금 현물과 현금 지급이 막힌 제워루이주바오(杰我睿珠寶) 본사 건물에는 투자자들이 모여있었다. 현지 정부 관계자들은 바리케이드를 치고 투자자의 3층 건물 진입을 막았다. 27일에는 더 많은 투자자가 수베이 귀금속 시장으로 몰려 긴장이 이어졌다.

지난달 지급 불능 사태가 발생한 중국 선전시 수이베이 귀금속 시장의 제워루이주바오(杰我睿珠寶) 정문. 웨이신 캡처
제워루이 사태의 전체 피해액은 약 100억 위안(약 2조854억원) 이상이라고 경제관찰보는 2일 자 최신호에서 추산했다. 민간의 귀금속 거래 플랫폼이 대규모 투자자를 끌어들인 뒤 거액의 지급불능 상황에 몰린 이유로는 ‘공약정가(空約定價)’로 불리는 일종의 선물 거래 방식이 지적된다.
제워루이는 중국의 사설 금 거래 플랫폼 가운데 낮은 수수료로 명성을 얻었다.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의 미니프로그램을 만들어 투자자 모집을 확대했다.
처음엔 금 실물을 사고 파는 플랫폼이었으나 이후 ‘공약정가’로 불리는 불법 선물 거래가 이뤄지며 문제가 발생했다. 예를 들어 ‘공약정가’ 거래는 금 실물을 소유하지 않은 투자자가 미니프로그램을 이용해 금 10g을 그램당 30만원, 즉 300만원에 팔겠다고 약정하고 100만원을 보증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시작된다. 이후 금값이 그램당 30만원에서 25만원으로 떨어진다면 투자자는 구매 주문을 넣고 금 10g을 250만원으로 결제해 중간차익 50만원을 얻게된다. 실물이 아닌 금값의 변동에 베팅해 돈을 버는 구조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던 거래는 최근 금값이 한쪽으로 치우치며 급등세를 이어가자 ‘창고폭발(爆倉)’로 불리는 증거금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사고는 이미 예고됐다. 지난해 10월 선전시 황금보석협회는 공식 SNS를 통해 업계에 경고서한을 발표했다. 실물 인도 없이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기 성격의 금 거래를 가장한 투자는 모두 불법이라는 내용이며 당국이 일부 업체에 대한 단속에 들어갔다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 당국은 투자자들에게 1인당 하루 금 1g 혹은 500위안(10만5000원)을 인출 한도로 제한한 상태다. 지난 26일부터 당국은 수이베이 인근의 한 체육관을 임대해 투자자들에게 본전의 20%만 받고 청산에 합의할 경우 7일, 40%에 합의할 경우 최대 1년 안에 지급하겠다는 계약서에 사인하도록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추후 법적 분쟁에서 불리한 영향을 우려해 계약서에 서명을 꺼리고 있다.
문제는 지급불능 사태가 제워루이 한 곳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수이베이 귀금속 시장의 ‘웨딩펑(粤鼎豊) 귀금속’도 최근 출금 지연 상태가 발생했다. 지난달 26일 경제관찰보 기자가 찾아간 웨딩펑 사무실은 이미 인적이 없고, 투자자에게 회사와 협상하거나, 법적 소송 방법을 안내하는 공지만 붙어 있었다. 수이베이 시장의 한 관계자는 “‘공약’ 거래로 이뤄지는 ‘사설 선물 거래 플랫폼’은 여러 곳”이라며 “귀금속 업계 종사자들이 실제 상품을 거래하던 도구가 점차 개인 투자자에게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규제 부족, 투자자 교육의 부재, 양질의 투자 상품 부재라는 중국 시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금은 투자 플랫폼의 붕괴는 제워루이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민은행 1년새 황금 24.38톤 구매
한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한해 24.38t의 황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은행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11월 이후부터 정책을 바꿔 금 매입을 시작했다. 2024년 12월 2077.74t이었던 중국의 황금 보유량은 2025년 12월 2102.12t으로 24.38t 늘었다. 전체 외환 보유액 대비 금 보유액 비율은 같은 기간 5.97%에서 9.51%로 늘었다. 중국의 외환 보유액 대비 황금 비중은 곧 10%를 넘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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