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성’ 텍사스 잃었다…미 공화당 보선 참패, 중간선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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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아성이라 불리는 텍사스주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치러진 주의회 상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대승을 거뒀다. 공화당의 심장부에서조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바닥 민심 이반이 가시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텍사스가 멕시코 접경 지역이란 점에서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테일러 러메트는 공화당 후보 리 웜스갠스를 14%포인트 차로 누르고 깜짝 승리를 거뒀다. 텍사스는 공화당이 주(州) 공직을 대부분 장악한 전통적 강세 지역이다. 특히 이번에 보궐선거를 치른 선거구는 2024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7%포인트라는 큰 격차로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따돌린 곳이다.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지던 이 지역에서 불과 1년 3개월 만에 표심이 정반대로 뒤집힌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에서 리 웜스갠스를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 전사”로 치켜세우며 “웜스갠스에게 투표하라”고 독려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패배한 웜스갠스는 1일 성명을 내고 러메트의 당선을 축하하며 “민주당의 이번 승리는 지역은 물론 전국 공화당원들에게 보내는 경고의 신호”라고 밝혔다. 지역 싱크탱크 ‘텍사스 히스패닉 정책 재단’을 이끄는 제이슨 빌랄바는 “31%포인트의 좌클릭 이동(2024년 대선 때 트럼프가 이긴 17%포인트와 이번 보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이긴 14%포인트를 합친 결과)은 공화당에 불길한 신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공화당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는 이미 나온 바 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앞마당 격인 플로리다주에서 치러진 마이애미 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59.5%의 득표율로 공화당 후보(40.5%)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마이애미에서 민주당 시장이 탄생한 것은 1997년 이후 28년 만의 일이었다.
여기에 공화당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텍사스에서조차 민주당 후보에 대패하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은 지난해 11월 선거에서도 민주당세가 강한 뉴욕 시장 선거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는 물론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성향의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에 참패를 당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패배에 거리를 두며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1일 텍사스 주의회 상원 선거 결과와 관련된 취재진 질문에 “나는 거기에 관여하지 않았다. 그건 텍사스 지역 선거”라며 “그런 일들은 일어나는 법”이라고만 했다.
한편 같은 날 텍사스주 연방 하원 18선거구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 크리스천 메네피가 같은 당 후보 어맨다 에드워즈를 꺾고 당선됐다. 18선거구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이곳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소속 실베스터 터너 전 하원의원이 지난해 3월 사망하면서 10개월여 만에 보궐선거가 실시됐다.
메네피 후보의 당선으로 민주당은 연방 하원 의석수를 213석에서 214석으로 늘리며 공화당(218석)과의 격차를 4석으로 좁혔다. 공화당은 각종 의안 처리 과정에서 자당 의원 2명만 이탈해도 과반 확보가 어려워져 다수당 지위가 불안해졌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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