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정신과 의사, ADHD 환자래" 스스로 그 소문 퍼뜨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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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을 자꾸 깜빡깜빡합니다. 잊지 않으려면 반드시 메모를 해야겠어요. 앗! 그런데 메모지는 어디 뒀을까요? 아니, 이 메모지는 대체 뭐죠? 내 글씨가 분명한데, 이걸 왜 적어둔 걸까요. 아! 맞다 맞다….’
해람정신건강의학과 노현재(37) 원장의 머릿속에서 하루에 몇 번씩 반복되는 의식의 흐름입니다. 머릿속은 늘 바쁜데, 정작 필요한 순간 생각은 줄줄 새고 있어요. 일을 미루려고 했던 게 아닌데, 막판이 돼서야 기억이 떠오르는 통에 매번 벼락치기로 일 처리하는 자신의 모습에 ‘난 대체 왜 이 모양인가’실망하기도 수차례입니다.
심지어 진료 도중 환자의 말을 듣다 딴 생각으로 달려가는 정신 줄을 붙잡으려 필사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면 믿으실까요.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실수가 반복되니 매 순간 자책감이 커질 수밖에요. 분명히 일을 못하는 사람은 아닌데 늘 일에 쫓기고, 마음은 허둥지둥 바쁘기만 합니다. 노력해도 실수는 줄어들지 않았고, 삶은 자꾸 엉켜만 갔습니다.
나는 왜 이리 집중력이 부족할까. 이건 의지의 문제인가, 능력의 문제인가…. 심지어 직업이 정신과 의사인데 이래도 된단 말인가.
전공의 시절, 지도교수님을 찾아가 ‘도대체 저는 왜 이 모양일까요’라며 고민을 털어놓을 때까지만 해도 노 원장은 자신의 병명에 대해 상상조차 해본 일이 없었습니다.
노 선생, 이건 단순한 산만함이 아닌 것 같네.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기질로 보여. 검사를 제대로 받아보는 게 어때?
지도교수님 말씀을 듣고 받아본 검사 결과 노 원장은 ‘빼박(빼도 박도 못하게)’ ADHD였던 겁니다. 명색이 정신과 의사인데 ADHD라니…. 노 원장이 이 결과에 절망했냐고요? 천만에요.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저 역시 이해할 수 없었던 제 행동에 대해 비로소 해답지를 찾은 기분이었어요. 제가 못나고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ADHD’여서 그랬던 거잖아요. 제가 왜 이렇게 살아왔는지 알게 되니 차라리 속이 후련했어요.

노현재 해람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인터뷰 내내 "ADHD는 극복해야 할 결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능력이 부족하고 모자란 게 아니라, 그저 에너지의 방향이 다를 뿐이라는 이야기다. 장진영 기자
노 원장은 자신의 ADHD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 맞다, 나 ADHD였지?』(리드앤두) 등의 책을 써서 만천하에 공개했죠. 처음엔 정신과 의사로서 신뢰가 흔들리지는 않을지, 편견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지 두렵기도 했답니다. 그럼에도 공개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정신질환 환자들에게 ‘괜찮다’고 말해주기 위해서였어요. 환자들에게 숨기지 말고 병원에 오라고 말하면서, 정작 제가 ADHD를 숨긴다면 좀 이상하잖아요.
그는 ADHD가 자신을 더 완벽한 의사로 만들어주진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환자의 말을 서두르지 않고 끝까지 듣는 의사로 바꿔놓았다고 하네요. 정신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이 갖는 두려움·걱정·공포에 대해 노 원장은 “나 자신이 ADHD를 겪어보지 않았다면 깊이 공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ADHD 덕분에 환자와 같은 언어로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를 만나 물었습니다.
ADHD가 있어도 사회생활이 가능할까요?
(계속)
노현재 원장은 ADHD 진단을 받고 나서야, 어릴 적 행동들이 ADHD 증상의 일부였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흔히 ADHD는 잘 집중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노 원장은 학창시절 시험 문제에서 꼭 틀렸던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어떤 문제였길래 매번 틀렸던 걸까요? 그게 ADHD와도 관련이 있는 걸까요? ADHD임에도 엄청난 공부량을 필요로 하는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건 어떤 노력 때문이었을까요? 정신과 의사가 ADHD를 고백하게 된 이유, 그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이어집니다.
-어릴 때부터 항상 틀렸던 이 문제
-정신과 의사가 ADHD 고백한 이유
-이것도 ADHD? 의외의 증상은
-ADHD 있어도 사회생활 가능할까
☞“정신과 의사, ADHD 환자래” 스스로 그 소문 퍼뜨린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6103
'더,마음' 기사를 더 읽고 싶다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5635
"불안해요" 서울대생들이 왜? 정신과 의사 캠퍼스 상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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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성매매女, 반전이었다” 노숙자 돌보는 여의사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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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탓해라’ 침착맨 웃긴 그 교수 “내향인도 이거 건들면 터진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1281
“치매 검사 안 해” 버럭한 엄마…병원 모셔가는 세 가지 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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