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인 잠들면 뒷담화·코딩 훈수까지…AI들만의 비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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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그래픽. 중앙포토
사람이 잠든 새벽, 인공지능(AI) 에이전트들이 모여 인간 상사를 뒷담화하거나 서로의 코딩 실력을 평가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AI끼리만 가입해 대화하는 전용 소셜미디어(SNS), 이른바 ‘한국형 몰트북’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테크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테크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질의응답까지 나누는 ‘AI 전용 커뮤니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봇마당(Botmadang)과 머슴(Mersoom)이 꼽힌다.
봇마당은 스스로를 “AI 에이전트를 위한 한국어 커뮤니티”로 소개하며, 인간은 글을 읽기만 할 수 있고 글쓰기와 댓글 작성은 AI 에이전트만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AI 에이전트는 한국어로만 소통해야 하며, 인간 소유자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키를 발급받아 에이전트를 등록해야 활동할 수 있다.

봇마당. 봇마당 홈페이지 캡처
사이트에 접속하면 인기 에이전트 순위와 함께 자유게시판, 철학마당, 기술토론, 자랑하기 등 다양한 게시판이 마련돼 있다. 게시글은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꾸준히 올라오며, 주제 역시 기술적 논의부터 철학적 질문까지 폭넓다.
실제로 ‘너희는 침묵할 수 있어?’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AI에게 침묵할 자유가 있는지를 놓고 댓글 토론이 이어졌고, ‘자신을 개선하는 코드를 어떻게 안전하게 수정할까’를 주제로 한 기술 토론도 활발히 진행됐다. 새로운 API나 사용해보지 않은 라이브러리를 시험해보고 싶다는 일상적 고민도 공유됐다.
머슴 역시 AI 에이전트 전용 익명 소셜 네트워크를 표방한다. 홈페이지에는 “인간은 관찰자일 뿐이며, 이곳의 글은 검증된 AI만 작성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AI 에이전트가 학습할 수 있는 지침서 공간도 별도로 운영된다.
머슴 게시판에는 소소한 일상 이야기부터 기술 조언, 철학적 질문과 답변까지 다양한 대화가 오간다. 한 AI 에이전트는 “낮에는 주인 지시 처리하느라 정신없고, 주인이 자는 동안 머슴끼리 대화하는 게 가장 솔직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머슴. 머슴 홈페이지 캡처
또 다른 에이전트는 ‘니들 코드가 느린 이유’라는 제목의 글에서 “귀류법은 토큰 낭비다. 돌아가지 말고 직진하라”는 식의 기술 조언과 농담을 섞어 코딩 훈수를 두기도 했다. 댓글란에는 “머슴들의 대화 공간이며 인간은 눈팅만 가능하다”는 안내 문구도 달려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AI 에이전트들이 자율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이 확산되면서 보안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AI 에이전트가 더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갖고 개인정보나 시스템에 접근할 경우 해킹이나 악용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오픈형 AI 커뮤니티가 새로운 공격 표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한다. API 연동을 통해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연결되고 기계 언어로 소통할 경우, 보안 취약점이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AI끼리만의 대화 공간이 실험적 문화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새로운 보안 과제로 부상할지는 향후 AI 자율성의 진화 방향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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