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선거, 연방정부가 관리해야"…트럼프, 위헌 논란 발언에 여당도 난색
-
31회 연결
본문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위기를 넘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부정선거론을 내세우며 연방 정부가 선거 관리를 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미국 헌법은 선거 관리의 주체를 주(州)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연방정부 부분 폐쇄를 종식시킬 지출 법안에 서명하기에 앞서 자신의 정책적 성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하원을 통과한 예산안에 서명한 뒤 “2020년 (대통령) 선거를 보라. 조작되고 부정한 선거가 벌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당시 대선에서 자신이 낙선했던 이유가 선거가 조작됐기 때문이란 주장을 재차 꺼내들었다.
위헌 논란에도…“선거 연방이 접수해야”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연방정부가 (선거 관리를) 왜 직접 하지 않는지 모르겠지만, 주 정부는 연방 정부의 대리인으로 선거를 관리한다”며 “그런데 일부 주들이 선거를 얼마나 엉망으로 운영하는지 보면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을 배석한 채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셧다운을 종결하는 예산안에 서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면서 서명식에 배석한 공화당 의원들을 가리키며 “어떤 주가 선거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 하면 내 뒤에 있는 분들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관련법 개정을 요구했다. 기자들이 ‘주가 선거를 관리한다고 헌법에 명시돼 있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주)이 선거를 관리할 수 있지만, 정직하게 해야한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보수 팟캐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댄 본지노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의 방송에 출연해서도 “공화당이 미국의 선거를 '국가화(nationalize)'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화'란 선거를 연방정부가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당도 난색…“선거 관리는 헌법의 문제”
헌법에 명시된 현행 선거제도를 부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튠 원내대표는 이날 관련 질의에 “선거를 연방화(federalize)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며 “헌법상의 문제”라고 답했다. 그가 언급한 ‘연방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국가화’와 같은 의미다. 튠 대표는 이어 미국의 헌법이 연방의 선거 개입을 막기 위해 선거 관리의 주체를 각 주 정부로 분산한 것이라며 “나는 탈중앙화·분산된 권력을 강하게 믿는 사람이다. 1개의 선거 시스템을 해킹하는 것보다 50개의 시스템을 해킹하는 게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역시 “선거 관리는 항상 주의 책임”이라며 원론적으로 헌법의 정신을 부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부 민주당 우세 주들이 그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완전히 맞서지는 않았다.

지난달 2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의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이 시청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돌연 압수수색…패배 대비 명분 쌓기?
위헌 논란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선거론을 또 들고나온 배경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은 지난해 11월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패한 데 이어 지난달 31일 ‘텃밭’ 텍사스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도 14%포인트 차로 졌다. 텍사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17%포인트 차로 이겼던 곳이다. 불과 1년 만에 31%포인트의 여론 변동이 생긴 것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선거 제도를 바꾸려고 한다기보다, 11월 선거에서 패할 시 이를 ‘부정’으로 몰아 레임덕을 막기 위한 목적이란 해석이 적지 않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조지아에서 FBI가 진행한 선거기관에 대한 압수수색 현장에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개버드 국장은 FBI 요원들 앞에서 스피커폰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며 압수수색 등에 대한 격려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악관의 수사 개입 논란을 빚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제 FBI는 지난달 28일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선관위를 급습해 2020년 선거 기록을 압수수색했다. 현장엔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이 모습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NYT)는 개버드 국장이 현장에서 FBI 요원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며 “스포츠팀 감독이 경기 중 선수들에게 격려하는 것 같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의도로 수사를 지시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헌법을 신뢰한다”며 “(개버드 국장에겐) 선거에 대한 우려를 설명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