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리가 만·만? ‘꽃’으로 정부 때린 용산·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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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1·29 대책의 핵심 공급 예정지인 용산의 국제업무지구가 근조화환 폭탄을 맞았다. [사진 독자]
정부가 1·29 공급 대책을 발표했지만 ‘알짜’ 입지로 주목받는 서울 용산·노원구, 경기 과천시 등에서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 주택 과밀, 임대 공급에 따른 집값 하락과 교통 대란 등 주거 환경이 나빠질 거란 우려다. 정부가 ‘공급 속도전’을 강조하는 가운데 서울시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 이견 조정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4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인근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정비창) 공사장에는 근조화환 수십 개가 줄지어 섰다. 1·29 대책에 항의하는 의미로 용산구 주민이 보낸 시위용 화환이다. 이들은 당초 6000가구 공급 계획에서 1만 가구로 늘면서 주거 환경이 악화하고 국제업무지구의 경쟁력도 떨어질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서울시도 8000가구까지 계획했던 만큼 대폭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최근 과밀 개발을 우려하는 서울시와 용산구 주장에 대한 반박 자료까지 내며 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토부는 자료에서 홍콩 유니언스퀘어, 보스턴 시포트의 주거비율(전체 면적에서 주거용으로 쓰이는 면적 비율)이 각각 55%, 42%인 점을 들며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주택 연면적 비율만으로 국제업무지구의 기능 약화를 논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거비율은 29%(공급 규모 6000가구 기준)라면서다.
하지만 1만 가구가 공급될 경우 주거비율이 오를 수밖에 없어 주민 반발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오세훈 서울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관할 광역·지자체장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과천 주민들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근조화환을 줄줄이 보냈다. [뉴스1]
경기 과천시에도 ‘9800가구 주택폭탄 교통 지옥, 하수 대란 온다’ ‘경마장 이전·주택 공급 결사반대’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 내걸렸다. 시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고, 과천시의회는 주택 공급안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과천에선 현재 지식정보타운·주암·과천·갈현지구 등 4곳 공공택지에서 동시에 주택 공급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교통 문제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경마장을 이전해야하는 한국마사회노동조합도 “이전 협의가 없었다”고 반발 중이다.
태릉골프장(CC) 부지가 포함된 서울 노원구도 정부 대책에 일단 호응하고 있지만, 요구 조건이 분명하다. 최근 낸 입장문에서 ▶지하철 6호선 연장 등 교통 대책 마련 ▶임대 주택 법정 최소 비율(36%) 적용 등을 요구했다. 이 같은 지자체 반발은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있었다. 이후 사업 지연으로 이어진 만큼 업계에선 똑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날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남측부지 현장을 방문해 공급 의지를 피력했다. 이 부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로 51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일부 지자체 반발 관련해 “서울시 등과 부분적으로 합의된 것도 있고 이견도 있지만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정부는 일단 속도감 있게 진행할 생각이고, 과천은 교통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장의 관심인 임대·분양 비중 관련해선 “임대주택은 청년, 신혼부부에게 공급하겠고, 또 중산층이 살 수 있는 양질의 주택도 좋은 입지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 집값 상승세가 다시 커지는 국면”이라며 “공급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시장 심리 안정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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