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계 광물 전쟁’ 격화…정부, 해외자원개발 족쇄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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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해 공공부문의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족쇄를 풀기로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실패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공공의 자원 개발 기능을 일정 부분 복원해, 전 세계에서 가열되고 있는 ‘광물 전쟁’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한국 정부가 5일 희토류 생산부터 가공까지 전주기를 대상을 한 공급망 확보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은 중국 내몽골 자치구의 한 희토류 광산. [AP=연합뉴스]
산업통상부는 5일 이런 내용의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자원 개발(업스트림)부터 분리ㆍ정제(미드스트림), 제품 생산(다운스트림), 재자원화까지 희토류 생태계 전 주기를 아우르는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국가 경쟁력은 산업자원 안보에 달려 있고, 안정적 희토류 공급망 관리에 민관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희토류 공급망 전주기에 걸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단기 수급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과의 통상 협력을 강화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단기간에 중국을 대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수출 통제 등 통상 리스크를 최대한 관리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김영옥 기자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한다. 우선 정부는 해외 핵심광물 광산 확보를 위해 기업과 공공 부문이 함께 참여하는 ‘팀 코리아’를 구축한다. 자원 개발은 상대국 정부와 협의가 필수적인 데다, 실패 가능성도 큰 만큼 정부가 나서 이런 리스크를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일본 역시 공공기관인 ‘석유천연가스ㆍ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을 중심으로 희토류 등 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이밖에 해외 자원 개발에 대한 금융 지원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도 이명박 정부 시절 정부가 직접 나서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섰지만, 부실이 누적되며 현재는 사실상 손발이 묶여 있다. 광물 개발을 총괄했던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21년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합돼 한국광해광업공단(광업공단)으로 재편됐다. 이 과정에서 법으로 신규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아예 금지시켰다. 현재 광업공단의 주요 업무는 광산 등의 보유 자산을 팔아 경영을 정상화하는 일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 광물 개발에서 공공 부문이 공백이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와 협의해 공단법을 개정해 해외 자원 개발을 금지한 조항을 삭제하고 자본금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광업공단은 3조원인 자본금을 5조원으로 증액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는 석유ㆍ가스보다 핵심 광물이 자원 안보의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정부와 국회 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이런 공감대 아래 광업공단의 역할을 조정하고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광업공단이 다시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서는 데 대한 우려도 많다. 해외 투자를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데, 광업공단은 이미 자본 잠식 상태다. 전문성 등에도 의문 부호가 붙는다. 이런 우려에 산업부 관계자는 “인적 요소와 시스템적인 부분을 쇄신하고 사전 투자 심의를 좀 철저하게 할 수 있는 안전 장치도 제도화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에도 광업공단 등 공공 주도가 아닌 민간이 개발을 주도하고 공공 부문을 이를 뒷받침하는 형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5일 대구 달성군 성림첨단산업 현풍공장에서 열린 '희토류 관련 기업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김 장관은
정부는 국내 생산 기반 마련과 재자원화도 병행한다.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희토류 분리ㆍ정제 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투자 보조와 생산 보조, 판로 지원을 추진한다. 과거 불화수소 등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반도체 소재ㆍ부품ㆍ장비의 국산화율을 끌어올린 것처럼, 희토류 관련 공정도 국산화율을 높여 독자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형 가전 재활용을 통한 폐영구자석 회수, 재자원화 설비 투자 지원, 희토류 대체ㆍ저감ㆍ재활용 기술을 포함한 연구개발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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