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84년만의 귀환…일본 조세이탄광 희생자 추정 유해 추가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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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의 조세이탄광에서 다국적 다이버팀이 회수해온 유골을 유가족이 맞이하고 있다. 정원석 특파원
6일 오전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도코나미 바다. 일본·핀란드·인도네시아 국적 잠수사 3인으로 구성된 다국적 다이버팀이 잠수에 나섰다. 조세이 해저탄광 사고 현장에 남아 있는 희생자 유해를 수습하기 위해서다.
잠수가 시작된 지 3시간이 지났을 무렵, 해변에서 대기 중이던 시민단체들이 웅성거렸다. 유해를 찾은 것 같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6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의 조세이탄광에서 다국적 다이버팀이 회수해온 유골을 유가족이 맞이하고 있다. 정원석 특파원
곧이어 육지로 돌아온 잠수사들이 유가족 앞에서 파란색 상자를 열었다. 새카맣게 변했지만 형태가 거의 완전히 보존된 두개골 1점의 모습이 드러났다. 진흙 속에 묻혀 있던 치아 7점과 목뼈로 추정되는 유골 2점도 추가로 확인됐다. 조세이 해저 탄광 사고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추가로 수습되는 순간이었다.
조세이 탄광 사고는 지난 1942년 2월 3일 조세이 해저탄광에 바닷물이 들어와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던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 47명이 숨진 참사다. 2년 전부터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의 수몰 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새기는 모임)’이 수십년간의 노력 끝에 바닷가 인근에 파묻혔던 갱도 입구를 찾아냈다. 새기는 모임은 시민 모금을 통해 전문 잠수사를 동원한 수중 탐사 작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8월 한국인 잠수사들이 희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두개골 등 유골 4점을 수습했다.
6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의 조세이탄광에서 다국적 다이버팀이 회수해온 유골의 모습. 정원석 특파원
새기는 모임은 올해도 해저 유해 발굴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3일 일본인 잠수사 이사지 요사타카가 투입된 수중 수색은 공기 공급 장치가 고장이 나 실패로 돌아갔지만, 사흘 만에 추가 유해 발굴에 성공한 것이다.
이날 사고 현장엔 한국인 유가족 12명, 일본인 유가족 2명도 자리했다. 유해가 공개되자 대기 중이던 유가족들은 슬픔과 안도감이 교차하는 듯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양현 유가족 대표는 “춥고 환경도 열악한 데 이렇게나 열심히 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수중 탐사는 이사지를 비롯한 일본, 핀란드,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잠수사 6인으로 구성된 다국적 다이버팀이 진행했다. 지난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 잠수사 아르디타 하르소노는 자원해서 위험천만한 유해 발굴 일에 왜 뛰어들었냐는 취재진 질문에“해저 탄광에서 나오지 못한 인골은 누군가의 할아버지,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라며 “이런 사실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동굴에 갇힌 태국 유소년축구팀 소년 13명을 구조했던 베테랑 잠수사인 핀란드인 미코 파시 역시 “해저 탄광 사정이 매우 어렵다고 들었지만, 30년 다이빙 경력을 살려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3일에 이어 2회 연속 해저 탐사에 나선 이사지는 “바닷속 시야가 매우 나빠 유해가 있는 장소까지 가는데 1시간이나 걸렸지만 지난 3일 설치해둔 로프 라인을 따라 어떻게든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며 “(유해 발굴로) 조금이나마 유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다면 기쁘겠다”고 말했다.
6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의 조세이탄광에서 다국적 다이버팀이 회수해온 유골을 유가족이 맞이하고 있다. 정원석 특파원
조세이 탄광 희생자 유해 발굴은 새기는 모임이 지난 수십년간 홀로 해왔지만, 최근 한ㆍ일 정부가 함께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달 13일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조세이 탄광 희생자 유골 문제에 한국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수습된 유해에 대한 DNA 감정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정부는 새기는 모임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고자 오는 7일 열리는 조세이탄광 희생자 추모제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새기는 모임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부 차원에서 새기는 모임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장동수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장은 “관련 법과 예산 내에서 일본 시민단체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지난달 말 과거사와 전쟁 피해자 보상 문제를 담당하는 후생성 실장급 인사가 고위급 인사론 처음으로 조세이 탄광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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