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푸드 인기에도 외식 소비 뒷걸음…‘서바이벌 다이닝’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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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시민이 한식당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스1
K푸드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성장세와 달리, 국내 외식과 집밥 소비 지표는 3년 넘게 뒷걸음질하고 있다. 경기 둔화와 먹거리 물가 상승이 겹친 영향이다. 여기에 한 끼 외식을 할 때도 마치 '서바이벌 게임'을 하듯 따져보는 소비행태가 확산하면서 식당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지난해 111.9(2020년=100)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3년 연속 하락세다. 해당 지수는 음식점 매출 흐름을 통해 국내 외식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다. 2020년 코로나 19 팬데믹 당시 16% 급감한 뒤 회복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고물가와 경기 부진이 겹치며 다시 둔화 흐름을 보인다. 집밥 소비와 연결되는 음식료품 소매판매액지수도 4년 내내 내림세다. 2022년 2.5% 감소한 이후에도 3%, 1.5%, 1%씩 연속해서 줄었다.
그만큼 먹거리 물가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음식·숙박 서비스업 물가,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각각 3.1%, 3.2%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을 웃돌았다. 2020년 기준으로는 25%, 27% 오른 건데 의류·주택 등에 비해 상승세 가파르다. 2025년 사회조사에서 재정 상황이 악화하면 우선 줄일 지출 항목으로 가장 많이 꼽힌 것도 외식비(67.2%)였다.
박경민 기자
식품 기업들이 체감하는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식품산업 경기동향조사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식품산업 경기지수는 92.7로 직전 분기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100보다 낮으면 경기 악화를 체감하는 사업체가 더 많다는 의미인데 2024년 4분기(86.2) 이후 저조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가 나빠진 주된 이유로는 내수 부진 등에 따른 소비 감소(62.7%)를 꼽았다. 이어 국제 정세 악화로 인한 경제 불안(18.6%), 원재료 작황ㆍ기후 등에 따른 환경적 요인 악화(8.8%) 순이었다.
문제는 올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같은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식품산업 경기 전망지수는 97.3으로 지난해 4분기(99.3)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전국의 식품 제조업체 1511곳을 대상으로 경기 전망을 물은 건데, 당분간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 끼 외식도 허투루 하지 않고 따져보는 ‘서바이벌 다이닝’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미식 경험을 충족하려다 보니 식당을 고르는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졌다는 분석이다. 평소에는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되, 필요할 때는 가성비를 극대화하는 식의 전략적 소비가 이어질 것이란 의미다. 예를 들어 여름철 망고 빙수 열풍에 지난해 15만원짜리 호텔 빙수가 출시되는가 하면,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커피가 출시한 5000원 이하 컵 빙수도 동시에 인기를 끄는 식이다.
서바이벌 다이닝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자영업자의 경영난이 더욱 깊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푸드비즈니스랩 소장)는 “최근 개인의 소비 성향을 살펴보면 평소에는 간편하고 건강한 ‘혼밥’을 즐기다가,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싼 ‘파인다이닝’을 찾는 식의 소비 양극화가 나타난다”며 “주거지 상권의 ‘평범한 고깃집’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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