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 아프고 사는 ‘건강 수명’ 2년 연속 감소…부자는 더 오래 건강

본문

우리 국민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기간인 ‘건강수명’이 2년 연속 줄며 다시 70세 아래로 떨어졌다. 소득에 따른 건강수명 격차는 8.4년까지 벌어졌다.

bt3f05e426d7ff6afb3f81decb5e71d266.jpg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서울 강남구 양재천 일대에서 시민들이 산책하는 모습. 뉴시스

8일 보건복지부·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건강보험 데이터 등을 분석해 추정한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2020년 70.93세에서 2022년 69.89세로 감소했다. 건강수명이 70세를 밑돈 것은 2013년(69.69세) 이후 9년 만이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사고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기간을 제외한 기간을 말한다.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사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성별로 보면 2022년 기준 남성의 건강수명은 67.94세, 여성은 71.69세였다. 반면 2023년 기준 기대수명은 전체 83.5년, 남성은 80.6년, 여성은 86.4년으로 전년 대비 남자는 0.7년, 여자는 0.8년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시기 의료 이용 감소가 건강수명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지적한다. 건강수명 관련 정부 연구를 이끈 윤석준 고려대 의대 교수는 “2018년 건강수명 지표를 의료이용자 기반으로 새로 설정했는데 코로나 때 전반적으로 의료 이용이 줄면서 건강수명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측면이 있다”며 “당장 수치 감소보다 소득 계층과 지역 간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점을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강수명은 소득 수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2022년 기준 소득 상위 20%의 건강수명은 72.7세였지만 하위 20%는 64.3세에 그쳤다. 부유층이 저소득층보다 8.4년 더 건강하게 사는 셈이다.

윤 교수는 “하위 소득계층은 일용직 등 근로조건 탓에 건강을 돌볼 여건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건강을 관리할 여력이 없는 계층에 사회 자원을 집중해 건강 형평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대수명은 늘어나는 반면 건강수명은 꺾이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기대수명은 늘지만 만성질환을 앓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건강하지 못한 수명만 늘어나는 구조”라며 “초고령사회에서 의료비 지출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만과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증가가 건강수명을 깎는 주요 원인”이라며 “신체활동 감소와 초가공식품 섭취 증가 등 생활습관 변화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을 결정하는 요인을 보면 유전 5%, 의료 10%, 생활습관 30%, 사회환경 55%로 나타난다”며 “개인이 쉽게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환경을 만들어주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설탕이 많이 들어간 식품에 부담금을 부과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저소득층의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에 집중 투자하는 정책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8,625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