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다카이치, 아베도 넘어섰다…자민당 단독 '개헌의석' 확보
-
3회 연결
본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넘어서며 일본 정치사를 새로 썼다. ‘국론을 양분하는 정책’을 내세워 국민 신임을 묻기 위해 국회를 해산하고 지난 8일 실시한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자민당 단독으로 전체 의석 3분의 2를 넘어섰다. 두 차례 집권했던 아베 정권도 못했던 단독 개헌 의석(310석)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민당 창당 이래 ‘최전성기’를 맞이했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 정권 기록도 갈아치웠다. 다카이치 정권의 역사적 압승으로 개헌 논의 역시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일본 도쿄 자민당사 개표센터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9일 NHK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465석 중 316석을 차지했다. 연립정권 파트너인 강경보수 성향의 일본유신회(36석)를 더해 352석에 달하는 ‘초거대 여당’이 됐다. 다카이치 정권의 우경화를 견제하기 위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자민당의 26년 연립정권 파트너였던 공명당이 급조한 중도개혁연합은 49석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다카이치 열풍’에 밀려 의석수는 기존 167석에서 3분의 1토막이 될 정도로 참담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국민민주당은 28석, 공산당은 4석에 그쳤다.
다카이치 정권은 이번 총선에서 압승하며 전례 없는 ‘황금기’를 맞이하게 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18일 열릴 것으로 알려진 특별국회에서 총리지명선거를 무난히 통과한 뒤 새로운 내각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민당이 중의원에서 단독으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게 되면서 다카이치 총리는 압도적인 정권 장악력을 갖게 됐다. 국정 운영에 필요한 예산위원회 등 중의원의 모든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자민당이 차지하게 되고, 상임위원 역시 자민당이 대거 가져갈 수 있게 돼 연립정권인 일본유신회에 의지하지 않고서도 안정적인 정권 운영이 가능하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지난 8일 치러진 총선에서 단독으로 개헌 발의가 가능한 3분의 2 의석(310석)을 사상 최초로 넘겼다. 다카이치 총리가 당선자 이름에 꽃을 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총리가 손에 넣게 된 힘은 이뿐 만이 아니다. 참의원(상원)에서 부결된 법안도 중의원에서 재의결해 통과시킬 수 있게 됐다. ‘스승’으로 부르는 아베 전 총리도 이루지 못한 헌법 개정 발의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 헌법 개정을 위해선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에서 각기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참의원에서 여전히 ‘여소야대’ 상황인 데다 국민투표를 거쳐 절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해 당장 헌법 개정이 이뤄지긴 어렵다. 다카이치 총리가 평화조항으로 불리는 헌법 제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자고 주장해온 만큼, 개헌 논의는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일본은 세계2차대전 패전 후 제9조에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군대를 보유하지 않으며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기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그들(자위대)의 자부심을 지키고 확실히 실력있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라도 헌법 개정을 하게 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다음 참의원 선거는 오는 2028년에 치러질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론을 양분하는 대담한 정책 추진’을 내세워 총리 권한인 국회 해산권을 사용했다. 해산 후 16일 만에 치러진 선거는 전후 최단 기록으로 남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자민당 개표센터에 도착해 “경제·재정 정책의 대전환, 안보 정책 강화, 정보 수집·분석 능력 강화 등 반대가 많은 정책에 대해 호소해왔다”며 자신의 해산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대패한 중도개혁연합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공동대표는 전날 회견에서 “대패의 책임이 매우 크다. 목숨을 던질만 하다”며 사임 의사를 시사했다. 공명당 출신의 사이토 데쓰오(斉藤鉄夫) 공동대표 역시 참패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댓글목록 0